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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금리 시대上]디플레이션 아니라지만…짙어지는 저성장

소비자물가 상승률 역대 최저 기록하며 디플레이션 경고음 높아져
미·중 무역분쟁 이어 일본 수출규제 갈등도 장기화 국면 돌입 우려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9-09-08 10:00

▲ 지난달 26일 서울시 중구 소재 농협은행 본점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NH-Amundi 필승코리아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기 위해 직원으로부터 상담을 받고 있는 모습.ⓒ농협금융지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사상 처음으로 0.0%를 기록하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기저효과와 IMF의 보고서를 근거로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지나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나 무역분쟁 등 장기화된 대외적 변수에 이어 일본 수출규제와 같은 대내적 변수까지 불거지며 저성장 기조로 들어서고 있는 현실을 부정하긴 어려운 현실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역대 최저인 0.0%를 기록했다. 이를 포함한 올해 1~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0.5%로 전년 동기(1.5%)에 비해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서비스 등 기타품목의 가격상승세가 지속됐으나 농축수산물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7.3% 하락하고 국제유가도 배럴당 73달러에서 59달러로 하락하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끌어내렸으나 이를 디플레이션 신호로 보긴 힘들다는 것이 한국은행 측의 설명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물가 여건 뿐 아니라 경기상황, 자산시장 여건 등 보다 포괄적인 방식으로 디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을 평가하는 IMF의 디플레이션 취약성 지수(DVI, Deflation Vulnerability Index)를 산출해 보면 상반기 중 우리나라 디플레이션 위험도는 '매우 낮은' 단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과도하며 내년 물가상승률은 1%대로 반등할 것이라는 게 정부의 전망이나 여전히 낮은 물가상승률과 저성장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미 연방준비제도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상반기 무역정책 불확실성으로 올해 상반기까지 글로벌 GDP가 0.8%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더해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상황이 내년 상반기까지 미국과 세계 GDP를 1% 이상 줄일 것으로 내다봤다. 20조달러 수준인 미국의 GDP를 감안하면 1%는 2000억달러에 달한다.

지난 1일부터 중국산에 10% 관세를 적용할 계획이던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유화적인 발언과 함께 이를 유예하며 무역분쟁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으나 중국이 보복관세에 나서자 바로 관세율을 높이는 등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는 10월 미국 워싱턴에서 예정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해내지 못할 경우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증시는 또다시 주춤해질 수밖에 없다.

미·중 무역분쟁이 우리나라에 장기적인 대외적 악재로 작용하는 것과 함께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한 갈등도 장기화 국면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수출규제 갈등과 관련해 "한국과의 문제는 시간을 들일 수밖에 없다"며 사실상 장기전 국면으로 들어갔음을 인정했다.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을 타겟으로 한 일본의 수출규제에 정부는 소재·부품 산업 지원에 적극 나서는 한편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추진하며 전면대응에 나섰다.

일본의 수출규제를 기회로 국내 소재·부품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대통령의 펀드 가입으로 다시 한 번 강조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서울시 중구 소재 농협은행 본점을 방문해 'NH-Amundi 필승코리아 주식형 펀드'에 가입했다.

국내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투자하는 이 상품은 운용보수를 낮춰 고객의 수익률을 높이고 운용보수의 50%를 기금으로 적립해 기초과학분야 발전을 위한 장학금 등으로 기부한다.

주식투자 경험이 없다는 사실을 밝힌 대통령이 펀드에 가입하고 국내 기업들도 일본 수입에 의존하던 제품들의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며 일부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고 있으나 미·중 무역분쟁이라는 대외적인 리스크 장기화에 이어 일본과의 갈등도 해법을 찾지 못하면서 국내 경제에는 저성장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내외적인 악재가 장기화되면서 우리나라 경제의 저성장 기조도 지속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며 "지난 7월 깜짝 금리인하를 단행한 한국은행이 오는 10월과 내년 추가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하며 기준금리가 사상 처음 1%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 수출규제로 인한 갈등을 국내 소재·부품 산업이 성장하는 기회로 만들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나 그동안 수입에 의존하던 제품들 중 짧은 기간에 국산화를 하기 힘든 분야도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기초체력'을 강화하기까지는 다소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