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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동반자' 자처한 IBK투자증권의 이상한 DLS

김채린 기자 (zmf007@ebn.co.kr)

등록 : 2019-10-07 16:38

▲ 김채린 금융증권부 기자. ⓒEBN
"모든 가치기준을 고객에게 두고 항상 고객과 함께하는 기업이 되고자 노력합니다."

'고객과 함께하는 성공 투자의 동반자'를 모토로 IBK투자증권이 자사 소개를 위해 공식 홈페이지에 내건 슬로건이다. 올해 초 기준 IBK투자증권의 지분 약 84%를 보유한 기업은행의 모토 역시 '동반자'다.

IBK투자증권은 중소기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IBK기업은행이 2008년 자본금 3000억원을 100% 출자해 설립한 금융투자회사다.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으로 중소기업의 경제활동을 돕고 그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해 설립됐다. 쉽게 말해 일반 시중은행, 금융투자회사와는 성격이 다소 다르다는 말이다.

고객의 동반자를 자처한 IBK투자증권이 발행한 해외금리 연동 파생결합상품(DLS, DLF)에서 손실이 발생했다. IBK투자증권이 발행한 독일 국채 연동 DLS 규모는 약 400억원에 달한다. 이 상품의 예상 손실률은 50%대를 넘는다.

손실 자체보다 더 큰 문제는 상품 설계 및 판매 과정이다. 판매 전에는 물론이고 이후에도 내부에서 제기된 리스크 경고를 무시했기 때문이다.

IBK투자증권은 은행이 원하는 조건에 맞춰 DLS 상품을 발행했고 자산운용사는 DLS를 묶어 DLF로 만들었다. IBK투자증권이 은행과 DLS 상품을 만드는 동안 IBK투자증권 내부에서는 리스크관리부서를 통해 독일 금리 하락에 따른 손실을 우려하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럼에도 DLS 상품은 발행됐다. DLS 상품 발행 후에도 리스크관리부서는 불완전판매에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사측은 실무부서는 절차대로 리스크관리부서와 사전협의를 진행해 승인을 받은 뒤 상품을 발행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상품의 발행한도와 시기를 제한해 위험관리를 실시했고 실무 부서는 발행 한도 내에서 단계적으로 거래를 수행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리스크관리부서와 상품 발행전 사전 협의를 거친 만큼 사후 관리 대비 강한 통제 시스템을 운영중이라는 입장도 내놨다.

문제는 발행 빈도다. IBK투자증권은 올초부터 총 9번 독일국채 DLS를 발행했다. △3월 2번 △4월 3번 △5월 4번 등이다. 이 기간 독일 금리는 -0.012에서 -0.108로 급락했다. 위험관리를 실시했다는 말이 다소 무색하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홈페이지에는 IBK투자증권 금융 서비스 시스템과 관련해 "자산관리 부문에서 고객 투자성향과 라이프사이클에 적합한 차별화된 투자조언, 상담을 제공하고 지속적인 사후 관리를 통해 고객 투자수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영업을 지향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사전 관리인지, 사후 관리인지가 문제가 아니다. 국책기관 계열 증권사로서 신뢰 회복을 위해 재발 방지에 힘써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