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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협 "상법 시행령 개정, 상장회사 혼란 부추겨"

"건설적인 제안자까지 사외이사 될 수 없도록 제한
개정안, 상장회사 경쟁력 약화와 부실 감사 우려↑

이남석 기자 (leens0319@ebn.co.kr)

등록 : 2019-11-13 17:22

▲ ⓒ픽사베이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최근 법무부가 입법 예고한 상법 개정안의 부작용에 대해 우려했다. 법무부의 사외이사 자격을 강화한 내용 등이 포함된 상법 개정안이 상장회사들의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구체적으로는 이번 개정안으로 인해 상장회사들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부실 감사가 우려된다는 의견도 밝혔다.

한국상장사협의회는 13일 여의도에서 '상법 시행령 개정안 및 주주총회 실무 설명회'를 열고 개정안의 가장 큰 문제로 △상장회사 사외이사가 될 수 있는 사람을 대폭 줄인 것 △주총 소집 시 사업보고서 등의 제공을 의무화를 꼽았다.

앞서 법무부는 상법 시행령 개정안 제34조는 사외이사 조건으로 '해당 상장회사에서 6년 이상 사외이사로 재직했거나 해당 상장회사 또는 그 계열회사에서 사외이사로 재직한 기간을 합산해 9년 이상인 자'로 규정했다. 또한 회사의 경우 주주들에게 주주총회 소집 통보 시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 등을 함께 제출할 것을 의무화했다.

상장협 관계자는 "상장회사 사외이사는 해당 기업과 사업을 잘 아는 전문성을 갖추어야 하고, 오너의 눈치를 보지 않고 쓴소리를 할 수 있는 독립성이 필요하다"며 "현행 규정도 독립성 확보에 치우쳐 있는데 이번 개정안은 이제 기업과 사업을 이해하고 건설적인 제안을 할 수 있는 분들까지 사외이사가 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법 개정안이 확정될 경우 상장회사들은 제한된 인력풀 안에서 사외이사를 선출해야만 하는 부담이 늘어난다. 상장협회 측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으로 인해 당장 내년에 새로운 사외이사를 뽑아야 하는 상장회사는 556개사, 새로 선임해야 할 사외이사는 718명에 달한다. 특히 이중 중견 ·중소기업의 수치는 494개사(87.3%), 615명(85.7%)에 이른다.

상장협 관계자는 "이 수치는 금융업을 제외하고 조사한 결과로 개정된 상법 시행령이 실행될 경우 실제 사외이사가 필요한 회사는 더 많을 것"이라며 "사외이사 인력 풀은 한정돼 있어 사외이사 인력 대란이 일어나고 이들의 몸값은 더욱 올라가 중소기업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만약 상장회사들이 사외이사 기준을 지속해서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짧게는 기업 경영 차질과 과태료 처분에서부터 장기적으로는 관리종목 지정과 상장폐지까지 이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상장회사들이 주총을 소집할 때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를 주총 2주 전보다 빨리 제출해야 한다'는 부분은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확실성을 야기시킬 수 있다.

상장협 관계자는 "주총 소집통지가 주총 2주 전에 나와야 하므로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는 그이전에 발표 되어야만 한다"며 "만일 주총에서 먼저 발표된 보고서와 다른 결정이 나올 경우 기존 내용을 모두 바꾸어야만 하는데, 이러한 현상이 되풀이되면 해외 기관 투자자들의 국내 기업 투자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상장협은 또 상장회사의 감사보고서 첨부 의무로 인해 감사기관의 부실 감사가 커질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상장협 관계자는 "개정안이 통과되면 배당을 하는 회사의 외부감사인은 2월 말 또는 3월 초까지 감사를 종료해야 한다"며 "이경우 현재 5주였던 감사기간이 3주로 줄어들게 되고 감사기간은 40% 감소해 부실감사로 인해 감사 품질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감사기관은 짧은 기간 안에 모든 감사를 마쳐야 하니 외부 감사기관에 지불하는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결국 몸집이 작은 중소기업의 경우 감사 비용이 대폭 늘어나 경영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