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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난 車, 새 차처럼 안전한가?...수리제도 개선 절실"

정비 전문가 등 '자동차 안전정비 세미나' 개최
안전 직결 '플랫폼' 정비 등 現안전정비 시스템 허술 비판

권녕찬 기자 (kwoness@ebn.co.kr)

등록 : 2019-12-13 14:47

▲ 13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교통사고 사상자 감소를 위한 자동차 안전정비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는 모습 ⓒEBN

"사고난 차가 과연 새 차처럼 안전할까요?"

자동차 정비업 전문가, 자동차 관련 교수들과 소비자단체 유관 관계자들이 불량정비 근절과 정비문화 개선을 위해 13일 한 자리에 뭉쳤다.

이들은 이날 오전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교통사고 사상자 감소를 위한 자동차 안전정비 세미나'를 열고 교통안전 사각지대에 있는 '정비안전' 문제를 다뤘다.

이날 세미나에는 기조발표를 맡은 국민안전정비추진위원회 최동일 위원장을 비롯해 종합 토론에 나선 서정대학교 박진혁 교수, 국민안전보장소비자연대 이성현 대표, 한국자동차연구원 정도현 박사, 한국손해사정사회 안성철 차량손해사정협의회장, 보험이용자협회 김미숙 대표, 국토교통부 노경우 사무관, (사)국민안전진흥권 설영미 이사장, (사)경기도자동차검사정비사업조합 김동경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또 자유한국당 송석준 의원을 비롯해 정유섭, 원유철 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도 자리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사고차 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자동차 강도가 크게 떨어져서 탑승자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고 차량을 신차 출고 때처럼 처음과 같이 복원하지 않으면 위험도가 커진다는 것이다.

자동차 차체구조(플랫폼)은 승객 안전과 직결되는 자동차 부위다. 자동차 사고 1차 예방은 신차에 대한 안전도평가(KNAP)을 통해 관리되고 있고 이에 맞춰 제조사들은 차세대 플랫폼 개발을 통해 차량 안전성 분야를 책임지는 구조다.

문제는 2차 사고 예방이다. 현행에서는 사고 차량에 대한 차체구조 정비와 관리감독 시스템이 '졸속'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참석자에 따르면 충돌사고 시 차체구조를 원상태로 원상회복하도록 제조사 차체정비메뉴얼이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지원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유명무실한채 허술하게 지켜지고 있다.전국에 차체구조를 수리하는 종합정비업체가 6000개정도인데 제대로 된 수리업체는 약 10%에 불과하다고 한다.

예컨대 2010년 이후 초고장력 강판이 신차에 적용되고 있는데 이에 맞춰 정비업체들도 초고장력 강판을 수리할 수 있는 최신장비(양면스폿용접기 등)를 구비해야 하지만 보유한 업체 비율은 10%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동차제조사들도 차체정비메뉴얼을 100% 공개하지 않고 절반 정도만 공개하고 있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됐다.

서정대학교 박진혁 교수는 "제작자는 안전한 자동차개발과 함께 자동차차체매뉴얼을 구체적으로 제작하고 제작자와 동일한 부품을 정비업체에 공급해야 한다"며 "정비업체는 매뉴얼대로 정비해서 차체구조안전에 대한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정비공장이 차체구조 정비 시 제조사메뉴얼을 지키지 않은 부실정비 책임으로 315억원의 배상 판결이 내려진 사례도 있다.

현행 자동차수리검사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차량수리 검사의 대상 범위를 확대하고 정부의 관리감독을 통해 중고차 매매시 명확히 고지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진혁 교수는 "현행 자동차수리검사제도는 전손처리 차만을 수리 자동차 대상으로 하고 있으나 전손처리 차 외에 안전과 밀접한 차체 주요골격부위 손상자동차를 모두 수리검사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수리검사 제도를 활용해 제도가 잘 운영되는지 관리·감독하고 중고자동차 매매 시 중고자동차상태점검기록부와 함께 명확히 고지하면 교통사고사상자 감소는 물론 사회적 비용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중고차 가격하락을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국민안전정비추진위원회 최동일 위원장은 "제작사 정비메뉴얼을 준수한 안전정비 차량에 대해 격락손해(차량 가치하락)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참석자들은 한국의 교통사고 사망율이 OECD 최고 수준인 점도 차체정비 부실 문제와 무관치 않다고 말했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교통사고 사망자는 총 3781명으로 하루 10명꼴이며 후천적 장애인은 지난해 1만7635명으로 하루 48명꼴로 발생했다.

이들은 차량정비와 관련한 "무책임한 악순환의 끈을 이제 멈춰야 한다"면서 구체적인 시행규칙과 강제성이 포함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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