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시간 : 2020년 01월 24일 16:32
EBN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뉴스스탠드
실시간 News

승부사 박정원 두산 회장, 이번엔 두산건설 상폐 승부수

수년간 품어온 두산건설 상폐 과감 결단
제조업에서 디지털로, 필요시 신사업도 정리

이혜미 기자 (ashley@ebn.co.kr)

등록 : 2019-12-16 11:06

좀처럼 공식행보에 나서지 않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사진)의 승부사적인 면모가 재부각되고 있다. 지난 수년간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두산건설 상장 폐지를 최근 결단한 것.

박 회장은 평소 스타일과는 달리 경영상 고비 때마다 공격적인 승부수를 던져왔다. 박 회장 본인으로서도 고심이 깊었을 것으로 보이는 이번 두산건설 상장 폐지가 추후 그룹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재계 이목이 쏠린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최근 만성적자를 이어오던 두산건설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두산중공업 측은 "주주 단일화로 의사결정 단계를 최소화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중장기 사업전략 수립에 있어 두 회사 사이에 일관성을 확보하며 유관 사업에서 시너지를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두산그룹은 수차례 두산건설에 계열사를 통해 조 단위 자금을 지원하고 유상증자를 실시해 왔다.

더욱이 박 회장의 경우 두산건설은 친정과 같은 곳이다. 박 회장은 수년간 두산건설 대표를 맡아 회사를 이끌다 그룹 회장에 올랐고 현재도 건설 회장직을 유지 중이다.

하지만 수년간의 대규모 손실이 누적되면서 부실이 모회사인 두산중공업을 비롯해 그룹으로 전이되자 극약처방을 낸 것이다.

▲ 서울 중구 두산타워 앞 조형물.ⓒEBN
취임 4년차를 맞는 박 회장은 지난 2018년부터 고비 때마다 그룹 차원에서 잇따라 과감한 결단을 내리고 있다.

박 회장은 연료전지 및 2차전지용 전지박 사업, 협동로봇 등 신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미 두산퓨얼셀(연료전지)·두산솔루스(전자 및 바이오 소재)는 분할해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수년간 제조업 위주로 돌아가던 두산그룹을 4차 산업혁명 디지털로의 전환을 시도하는 것도 박 회장이다.

또 지난 10월에는 수년째 자리를 잡지 못한 채 손실만 쌓이던 면세점 사업을 과감히 정리했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부실 정리작업이 그룹의 재무부담과 유동성 위기 우려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두산건설의 매각이나 흡수합병 등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당장은 두산건설을 떠안은 두산중공업의 재무 개선과 유동성 지원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줄 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각별한 애정을 가진 두산건설을 두고 박 회장이 고심이 많았을 것"이라면서 "두산중공업 편입 하에서 재무상황이 안정화되면 이후 매각도 고려해볼 수 있겠지만 우선은 중공업의 재무구조 및 수익성 개선이 그룹의 주요 문제"라고 말했다.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