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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와 키코사태 "본질상 같다" vs "다르다"

금융감독원 내부적으로도 두 사건에 대한 상반된 입장 존재
"DLF와 키코는 본질적으론 전혀 다른 사건…비교할 수 없어"
“은행이 시효된 채무 변제하는 기업 도의적 책임 다하는 것”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등록 : 2020-01-08 18:49

▲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분쟁조정위원회 권고안 수락 여부와 관련해 금융감독원 내에서도 상반된 기류가 감지된다. ⓒEBN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분쟁조정위원회 권고안 수락 여부와 관련해 금융감독원 내에서도 상반된 기류가 감지된다.

금감원은 파생결합펀드(DLF) 사건과 키코 사태 공통분모로 은행 불완전판매를 지목하고 있다. 하지만 금감원 일부에선 "키코는 환헷지를 목적으로 한 기업고객의 자체 결정"이라면서 "DLF는 성과주의에 매달린 은행의 일탈 영업행위"란 차이로 사건의 본질을 구분하고 있다.

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해 12월13일 일성하이스코·재영솔루텍·원글로벌미디어·남화통상 등 4개 피해기업이 신한·우리·KEB하나·KDB산업·씨티·대구은행 등을 상대로 제기한 분쟁조정에 대해 15~41%, 평균 23%의 배상비율을 권고했다.

이에 은행들은 분조위 결정에 검토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고 금감원은 연장 신청을 수용했다.

금감원은 DLF 때와 다른 은행권의 반응을 감지했다. DLF 때는 해당은행인 우리·하나은행이
분조위가 열리기도 전에 결과를 수용해 신속한 배상을 약속했지만 키코건의 경우 은행들은
결론을 내리기까지 심사숙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 내부적으로도 이 두 건에 대한 입장 차가 존재한다. 먼저 두 사건이 비슷한 속성의 사건이란 시각이 나온다. DLF와 키코는 은행의 불완전 판매가 사태 원인이므로 DLF 사태가 결과적으로는 키코 해결에 긍정적 작용을 했다는 측면에서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DLF 사태는 키코에 대한 분조위가 소집되고 배상에 대한 권고안이 확정될 수 있도록 국면 전환과 속도감 있는 전개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같은 금감원 소속이지만 반대 의견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DLF는 전문투자자와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성과에 눈먼 은행들이 상품 가입을 유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키코는 정부 정책자금을 지원받은 기업들이 여유자금을 가진 상태에서 환 헷지를 목적으로 해당상품에 가입했고, 특히 대법원에서의 치열한 공방전 끝에 종결된 사건"이라고 진단했다.

또 "DLF와 키코는 서로 비교할 수 없는 별개의 사건인데, DLF 불완전판매에 대한 죄의식이 있는 은행들이 키코건에 대한 부채의식을 강요받은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 또 다른 관계자는 DLF 사태가 키코 사태 국면 전환에 영향을 준 것을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그는 "키코는 이미 2013년 대법원에서 “사기 상품이 아니다”라고 결론을 낸 사안으로 알려졌지만 자살보험금과 마찬가지로 금융사가 시효가 지난 채무를 변제하는 것은 기업의 도의적 의무를 다하는 행위로 간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그는 "고객에 대한 도의적 의무를 다하는 기업의 행위가 결코 배임으로 해석되지 않는 다는 법률적 판단을 받았다"고도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해 12월 송년 간담회에서 “키코 배상에 대해 은행들이 넓은 견지에서 검토하는 것이 고객과의 신뢰 형성을 통해 금융시스템을 상향하는 것”이라며 은행들의 수용을 우회적으로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