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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합' 지엠·르노 vs '산 넘어 산' 쌍용

르노, 이날 직장폐쇄 풀고 내주부터 교섭 재개
지엠, 창원·부평공장 비정규직 해고자 갈등 봉합
쌍용, 중대 변수 산은 지원 '난망'···신차 부재 악순환

권녕찬 기자 (kwoness@ebn.co.kr)

등록 : 2020-01-23 13:03

▲ 중견 3사 로고 ⓒEBN

설 연휴를 앞두고 국내 자동차업체 중견 3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던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은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쌍용차는 좀처럼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노사 갈등을 겪던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은 봉합 수순에 접어들었다.

특히 당분간 대립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였던 르노삼성은 이날부터 부분 직장폐쇄를 풀고 내주 29일부터 양측이 실무 협상과 2월 4일 본 교섭을 진행하기로 합의하면서 갈등을 일시 봉합했다.

2019년 임금 협상을 놓고 파열음을 빚으며 파업과 직장 폐쇄로 부딪혔던 노사가 이번 집중 교섭을 통해 최종 타결에 이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양측이 크게 한 번 치고 받은 만큼 이번엔 최대한 매듭을 짓지 않겠냐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부산 지역 협력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데다 노조가 같은 이유로 다시 파업 카드를 꺼내들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무엇보다 내달 신차 XM3 출시가 예정돼 있다. XM3는 르노삼성 노사가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핵심 차종이다. 현재 연간 생산량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 계약이 종료된 만큼 르노삼성으로선 XM3 수출물량을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원만한 노사 관계와 안정적 생산 과정이 필수적인 만큼 양측이 신차 출시 전 최종 타결을 보지 않겠냐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온다.

부평공장과 창원공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첨예한 대립을 벌였던 한국지엠도 봉합 수순에 접어들었다.

사측의 해고 통보에 반발하며 천막농성 등을 이어오던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는 지난 21일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지원 방안을 받아들였다.

△창원공장 2교대 정상 운영시 비정규직 해고자를 우선 채용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의 대법원 승소 판결시 즉시 채용 △실업급여 및 재취업 지원 사업을 통한 생계 지원 등이다.

한국지엠은 창원공장의 생산량 감소에 따라 기존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하면서 지난해 12월 31일자로 비정규직 노동자 585명에게 해고 통보를 한 바 있다.

최근 한국지엠 하청업체 사장단과 비정규직 노조는 군산공장 폐쇄와 근무제 축소 등으로 해고된 비정규직 근로자 46명 중 20명도 부평공장으로 복직하는 데 합의했다.

노사 갈등을 일시 봉합하는데 성공한 한국지엠은 지난 16일 출시한 신차 트레일블레이저에 집중해 반등 모멘텀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준중형급 SUV인 트레일브레이저 역시 한국지엠 생사를 판가름하는 핵심 모델이다. 르노삼성의 XM3 경우와 유사하게 국내 생산과 수출까지 도맡는 한국지엠의 핵심 기대주다.

현재 사전계약이 진행 중인 가운데 소비자 반응은 기대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쉐보레 공식 유튜브에 올라온 15초짜리 트레일블레이저 영상은 100만뷰를 돌파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트레일블레이저 반응이 상당히 좋다"며 "이러한 분위기를 지속하기 위해 대규모 마케팅 활동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한국지엠·르노삼성과 달리 쌍용차는 안팎으로 닥친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

과거 매듭지었던 해고노동자 복직 문제가 막판에 틀어지면서 이들의 투쟁이 격화되고 있고 무엇보다 12분기 연속 적자가 확실시되는 쌍용차에게 중대 변수로 떠올랐던 정부의 자금 지원도 당장은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최근 방한한 대주주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이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흑자 전환을 위해 2700억원의 자금 지원을 요청했으나, 정부 측은 "대주주의 책임 있는 자세가 먼저"라며 선을 긋고 있다.

마힌드라 사장은 2022년까지 쌍용차를 흑자로 전환하겠다는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이에 필요한 5000억원 중 2300억원을 직접 투자하는 한편 나머지 금액에 대한 산업은행의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산은은 과거 한국지엠 상황(2대 주주)과 달리 쌍용차의 경우 돈을 빌려준 채권은행에 불과한 만큼 대주주의 책임 있는 지원과 중장기 비전이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차 부재와 수익성 악화라는 악순환에 빠진 쌍용차는 당장 올해 7월 만기인 대출금 900억원에 대한 연장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가 산은에서 빌린 돈은 약 1900억원으로 이 가운데 900억원을 7월에 갚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