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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 회장 "에어부산 등 한국 LCC 인수 생각 없어"

"타 항공사 인수는 경영철학에 어긋나"…"한국 항공사 서울 쏠림 심각"
다른 나라보다 높은 규제 지적…"데이터 기반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 목표"

이경은 기자 (veritas@ebn.co.kr)

등록 : 2020-01-31 12:36

▲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 그룹 회장ⓒ에어아시아

"에어부산을 포함해 한국 LCC(저비용항공사)를 인수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른 항공사를 인수하는 건 저의 경영철학에 어긋납니다. "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 그룹 회장은 13일 에어아시아 서울 사무소에서 인터뷰를 갖고 "더 많은 사람들이 항공여행을 할 수 있도록 시장을 키우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부산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싶지만 슬롯(시간당 항공기 운항가능 횟수)이 부족하다"면서도 "그러나 에어부산 인수보다 다른 방향으로 슬롯을 확대할 수 있다고 본다. 김해공항의 문제점인 슬롯 부족은 공항 확장으로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니 페르난데스 회장은 동업자 3명과 함께 지난 2001년 말레이시아에 국내선 항공사 '튠 에어'를 설립했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DRB-하이코 소유의 에어아시아를 1 링깃(약 300원)에 인수하면서 4000만 링깃(약 120억원)의 부채도 떠안았다.

이후 미국에서 9·11테러가 발생하는 등 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경쟁력을 확보해 2년 만에 모든 부채를 상환하고 현재 150여개 도시에 취항하는 아시아 최대 LCC로 성장시켰다. 한국에는 2010년 취항을 시작해 현재 인천-방콕, 부산-쿠알라룸푸르 등 9개 노선을 주 95회 운항하고 있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최근 한국 항공 시장이 경쟁 심화와 여행 수요 둔화 등으로 위기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잘 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같은 항공사들이 왜 국내 운항을 하는지 모르겠다. 에어아시아도 FSC(대형항공사)를 할 수 있지만 LCC에 집중했고 더 잘하게 됐다"며 "또 한국 시장은 너무 서울에 집중돼있고 항공사들이 천편일률적으로 같은 루트를 운항하고 있다. 지방 수요를 자극해 지방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또 한국 시장이 다른 국가에 비해 규제 장벽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이나 말레이시아, 태국 등과 비교하면 한국은 국내 산업을 과보호하는 정책을 펴는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나 이런 환경에서 좀 더 오픈된 정책을 쓰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일례로 한국은 공항에 LCC 전용 터미널이 없지만 일본과 중국은 있다는 것이다.

서울 청담동 자택에서 왔다는 페르난데스 회장은 카카오톡, 스마트폰, 배달의민족 등 한국 IT 기술에 대한 칭찬과 함께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 아울러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혁신을 강조하며 디지털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에어아시아는 지난달부터 공식 홈페이지에서 타 글로벌 항공사의 항공권 판매를 시작했다. 이를 시작으로 고객 기반을 넓혀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그는 "인도네시아의 고젝(Go Jek)이 롤모델로 궁극적 목표는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이 되는 것이다. 에어아시아에서 여행을 넘어 거래와 결제 등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5년 후에는 수익의 50%를 디지털 사업 부문에서 내고 나머지 50%를 항공사업에서 내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에어아시아를 처음 설립했을 때 모든 사람들이 항공여행을 할 수 있는 세상을 꿈꿨다. 이러한 포용성과 확장성이 앞으로도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특정 계층이 아닌 다양한 계층의 소비자가 손쉽게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와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