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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늪에 빠진 항공업계…코로나에 설상가상

작년 대한항공 빼고 7개 항공사 모두 적자…일본 노선 급감 직격탄
신종 코로나로 여객수요 한 달 만에 1/3 감소…"하반기나 돼야 회복"

이경은 기자 (veritas@ebn.co.kr)

등록 : 2020-02-17 15:58

▲ 지난해 대한항공을 제외하고 일제히 적자를 본 항공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데일리안DB

지난해 대한항공을 제외하고 일제히 적자를 본 항공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시름이깊어지고 있다.

항공여객 수요가 급감하면서 성수기인 1분기에도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하반기나 돼야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희망휴직, 무급휴가 등을 실시하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한항공을 뺀 7개 국적항공사 모두가 적자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나항공은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손실이 4274억원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연간 기준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3년 이후 6년 만이다.

제주항공(-329억원), 진에어(-491억원), 티웨이항공(-192억원), 에어부산(-505억원) 등도 모조리 적자전환했다. 이스타항공과 에어서울은 실적을 따로 공시하진 않지만 적자를 면치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만이 유일하게 작년 장사에서 이익을 남겼다. 그러나 대한항공도 작년 영업이익(2619억원)이 전년 대비 59.1% 급감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작년 일본 불매운동으로 수익성이 좋은 일본 노선 수요가 급감한 것이 항공업계 실적 부진에 직격탄이 됐다. 여기에 대표 인기노선의 하나인 홍콩 노선도 시위로 탑승객이 줄고 대체노선으로 개발한 동남아 노선의 경쟁 심화까지 겹친 영향이다.

3분기와 함께 성수기로 꼽히는 1분기가 됐지만 항공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예상 밖의 악재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지난달 중순부터 확산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항공여객이 한 달 만에 32.2% 급감했다.

이는 지난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당시보다 빠른 감소세다. 사스의 경우 발병 4개월 후인 2003년 3월 항공여객이 전년 동기 대비 8.4% 감소했고 메르스는 국내 발병 한 달 뒤인 2015년 6월 12.1% 감소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항공여객 수요가 줄어들면서 중국 노선 운항도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연초 주 546회 중국을 오가던 운항 횟수는 2월 첫째주 주 380회로 30% 가량 줄어든데 이어 2월 셋째주에는 주 126회로 77% 급감했다.

일본 노선 수요 감소의 일정 부분을 중국 노선으로 대체하려고 했던 항공업계로서는 사면초가에 빠진 형국이 됐다. 일본에 이어 중국도 당분간 비행기를 못 띄우게 되면서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라는 얘기가 나온다.

위기에 빠진 항공업계는 하나둘씩 긴축 경영에 나서고 있다. 제주항공은 위기경영체제 돌입을 선언하고 경영진이 먼저 임금의 30% 이상을 반납하기로 하고 기존의 승무원 대상 무급휴가를 전 직원 대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등도 희망휴직과 무급휴가를 신청받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객실승무원을 대상으로 희망휴직을 받기로 한 데 이어 조종사들도 무급휴직을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여파가 FSC(대형항공사)보다는 노선이 한정적인 LCC(저비용항공사)에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업계의 실적 회복은 비수기인 2분기가 지나고 성수기인 3분기가 돼야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불매운동 여파와 홍콩 사태 영향이 회복되기도 전에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항공수요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단거리 노선 수요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FSC 대비 LCC 타격이 상대적으로 더 클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이 1분기 내에 안정화되는 모습이 나타나야지만, 하반기에 여객수요 회복을 기대해볼 수 있겠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