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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착한' 임대료 흠집내는 이상한 여론몰이

이윤형 기자 (y_bro_@ebn.co.kr)

등록 : 2020-03-10 13:56

▲ 이윤형 기자/금융증권부

과잉대처가 과소대처보다 낫다. 이례적인 상황에서는 상응하는 대응이 나와야 한다.


소상공인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많이 곤란하다. '착한 임대료'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런데 이 '운동'이 때 아닌 편 가르기에 흠집이 나고 있다.


착한 임대료 운동은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임대료를 깎아주는 것으로 전북 전주 한옥마을에서 시작한 이 운동은 현재 정부의 힘을 받아 확산하는 중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자발적인 상가임대료 인하 운동을 이끈 전주시와 시민들께 박수를 보낸다"며 "착한 임대인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서 공공기관은 물론 은행권까지 동참하면서 전국에 임대료 인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은행권의 경우 IBK기업은행을 시작으로 신한·하나·우리·NH농협·Sh수협·전북 등 7개 은행이 이를 실시 중이다. 여타 은행들도 동참할 계획이다.


동참 의지가 확산하면서 지원 규모와 폭도 커지는 가운데 추가적인 정책도 따르고 있다. 지난달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4월1일부터 착한 임대인의 임대료 인하분의 50%를 소득세·법인세에서 감면해주는 방안을 발표했다. 임대료 인하 운동이 궁극적으로 건물주와 세입자의 상생이라는 화두를 던진 것이다.


파생정책까지 따라 붙으면서 훈훈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지만 '정부 주도'라는 타이틀이 붙은 만큼 소상공인 지원 운동에도 나름의 균형이 필요했던 듯 보인다.


먼저 제기된 비판은 지원 효과가 크지 않다는 주장이다. 공공기관은 물론 은행에 월세를 내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이 얼마 되지 않고 감액 규모도 작다는 것이다.


주 타깃은 은행권이다. 일각에서는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시작한 기업은행을 예로 들면서 임대료 30% 깎아주지만 월 100만원 한도라는 조건을 내걸었다며, 지원 기간인 3개월간 소상공인 등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고작' 5000만원 정도라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지원 규모를 은행의 순이익과 비교하기도 한다. 기업은행의 지난해 순이익(1조6275억원)의 0.003% 수준인 5000만원이라는 지원 규모는 하찮다는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에 최근에는 100만원의 월세를 내기 힘든 소상공인들이 수두룩한 상황이다. 5000만원은 적은 돈이 아니다. 임대료 운동의 취지도 십시일반의 개념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입을 열어야겠다.


임대료 운동의 실효성도 아닌 동참 시기가 잘못됐다는 주장도 있다. 은행들이 해당 운동에 동참하기 시작한 것이 문 대통령의 발언과 금융당국의 독려 직후라는 점에서 정부의 눈치 보기, 보여주기식 지원이라는 지적이다. 좋은 일이지만, 대통령과 정부의 말 직후 이뤄진 임대료 인하 물결이라 잘못됐다고 얘기하고 싶은 건지 알 수가 없다.


이름도 문제란다. 임대료 낮추기 운동이라고 하면 될 것을 굳이 '착한 임대인 운동'이라고 이름 붙였다는 것이다. 뒤집어 보면 임대료를 낮추지 않는 건물주를 '나쁜' 임대인으로 간주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이 지적이야말로 교묘한 흠집내기의 정수다. 임대료 운동 이미지에 이분법적 논리로 도덕적 잣대까지 들먹이고 있기 때문이다. 운동 동참 여부에 따라 착하고 나쁘다는 꼬리표는 붙지 않는다. 이 운동은 단순히 '착함'이 아닌 '선의(善意)'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미지를 부여하는 것 자체가 유치한 억지다. 게다가 애초에 이름도 '착한 <임대료> 운동'이었다.


물론 현재 임대료 운동 효과를 보지 못하는 일부 소상공인들도 있다는 문제점이 있지만, 이런 것은 추가 정책으로 보완하면 될 일이다. 또 현재 나오는 대책들이 임시적이라는 점에서 재정을 푸는 정공법이 우선돼야 하는 것도 맞는 말이지만, 이 역시도 두 가지 정책을 병행하면 될 일이다.


여러 논란이 제기되고 있지만, 한 가지 기억해야할 것은 세금을 깎아주는 정책인 이 운동은 큰 효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전체적인 임대료 감면 효과는 분명히 내고 있는 '좋은 일'이라는 점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 운동을 단순한 이분법적 사고와 이념적 잣대로 흠집을 내고, 냈던 이들의 입장이 부끄러워지지는 않았는지 우려스러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