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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이 아니었나"…항공 진출 건설업계 쓴맛

아시아나 인수 나선 HDC, 승자의 저주 우려
한진 경영분쟁 뛰어든 반도건설 주총서 완패

최수진 기자 (csj890@ebn.co.kr)

등록 : 2020-04-02 10:40

▲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지난 2019년 11월12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직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HDC그룹
HDC현대산업개발과 반도건설이 항공업 진출에 나섰지만 기대했던 결과는커녕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이는 차질을 겪고 있다.

당초 4월 말까지 최대한 빨리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마치겠다는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기업결합심사 승인 등이 늦어지면서 하반기로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이달 7일 예정됐던 1조4700억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 납입일을 변경했다. 그러나 특정 일자를 확정하지 않으면서 인수 일정이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으로 읽혔다.

기업결합심사 승인이 늦어지는 것과 별개로 아시아나항공이 처한 상황도 HDC현대산업개발에게 달갑지 않다.

코로나19 사태가 심화되면서 항공업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19년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고 부채비율도 1386.7%로 급격히 늘었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여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정상화에 상당한 자금 출혈을 감내하는 등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

▲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반도건설
대한항공의 최대주주인 한진칼 지분 매입으로 경영 참여를 선언한 반도건설도 최근 쓴맛을 봤다.

반도건설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와 손을 잡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치열한 경영권 싸움을 벌였고 그 과정에서 한진칼 지분율도 16.9%까지 늘렸지만 지난달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완패했다.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은 조원태 회장과 만나 한진그룹 명예회장직을 요구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며 도덕성에 타격을 받았다.

이에 일각에서는 더 큰 타격을 입기 전에 인수 등을 포기하고 본업에 집중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미래에셋대우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를 추진 중인데 인수를 포기할 경우 인수금액의 10%인 2500억원 가량을 날리게 된다.

반도건설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와 맺은 주식 공동 보유 계약기간이 5년이기 때문에 판을 깨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주력사업인 국내 주택사업이 고강도 부동산 규제로 위축이 우려되는 만큼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HDC현대산업개발과 반도건설은 항공업 진출이라는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를 지속적으로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열린 HDC현대산업개발 주주총회장에서 권순호 대표는 아시아나항공 M&A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반도건설 등 3자 연합도 한진칼 지분을 지속 늘리고 있다. KCGI는 정기주총 이후에도 36만5370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아직 자금 여력이 있는 반도건설도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입할 가능성이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등 상황이 녹록지 않아 예상하기 어렵다"며 "장기전으로 흘러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