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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 기로 쌍용차, 2009년 사태 이전과 살림 비교해보니

08년 vs 19년 쌍용차 재무상황 비교
지난해 부채비율 400%·유동비율 50%로 심각 "딱히 대안 안 보여"

권녕찬 기자 (kwoness@ebn.co.kr)

등록 : 2020-04-06 15:04

▲ 쌍용차 2008년·2019년 재무 비교 ⓒEBN

쌍용자동차가 생사 기로에 놓였다. 살림살이가 극도로 나빠지고 있는 쌍용차에 대주주인 마힌드라 그룹이 자금지원을 끝내 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현재 쌍용차의 재무상황은 외부 긴급수혈이 없으면 부도에 빠질 만큼 심각한 수준이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재무상황은 '2009년 사태' 직전의 재무상황만큼 악화된 상태다.

12분기 연속 적자가 지속되면서 자본잠식에 빠졌고 빚을 갚을 능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쌍용차의 자본잠식률은 46%로 결손금이 자본금을 갉아 먹는 부분자본잠식이 진행되고 있다. 자본잠식률 50%가 넘으면 관리종목에 편입될 수 있고 지속되면 상장폐지까지도 될 수 있다.

2008년 쌍용차의 자본잠식률은 58%까지 올라갔는데 이후 법원 회생절차와 쌍용차 사태를 거쳐 2011년 인도 마힌드라 그룹이 인수하면서 기사회생한 바 있다.

지난해 쌍용차의 부채비율은 400%까지 상승했다. 2008년 574%에 비해선 다소 양호하지만 재무상황이 심각한 수준임에는 틀림이 없다.

특히 단기부채 상황능력을 보여주는 유동비율은 2008년과 비교해 더 안 좋다. 2008년 70.9%였지만 지난해엔 50.4%로 떨어졌다.

유동비율은 일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유동자산)과 일년 안에 갚아야할 빚(유동부채)을 나눈값인데 수치가 떨어진다는 것은 빚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이 그만큼 떨어진다는 뜻이다. 재무상황이 건전한 기업은 통상 100%가 넘는다.

쌍용차는 현재 산업은행으로부터 받은 대출 금액 1900억원 중 900억원을 오는 7월까지 상환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기도 하다.

쌍용차는 매년 비용 부담도 늘고 있는 상태다. 특히 기계·설비투자나 개발비와 관련한 감가상각비와 무형자산상각비 총액은 2016년 1559억원, 2017년 1790억원, 2018년 2124억원, 2019년 2622억원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이렇듯 쌍용차는 대주주의 자금 수혈 등 외부 지원이 시급한 상황이었지만 마힌드라 그룹은 당초 지원 방침을 뒤집고 지난 3일 신규 자금을 투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유례 없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힌 마힌드라 그룹은 대규모 신규 자금 대신 400억원의 1회성 특별자금 등만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특별자금 400억원도 3개월 간 지원하겠다는 것이어서 이는 지난해 쌍용차 한 달 임금 고정비(약 357억원)를 메우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현재 쌍용차는 외부 지원 없이는 회생할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

이에 따라 최근 국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이 향후 지원에 나설지 여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지난 2018년 '2대 주주'로 한국지엠을 지원했을 때와 달리 산업은행은 단지 쌍용차의 '채권자' 신분이어서 지원 방침을 놓고 부정적인 의견도 나온다.

이항구 한국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산은이 지원할 수 있는 명분이 마땅치 않다"며 "이런 방식으로 지원하면 앞으로 부실기업을 다 지원할 수도 없지 않느냐. 밑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향후 자동차 업계의 전방위적인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상황인 만큼 자금 지원이 이뤄진다 해도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항구 선임연구위원은 "국내외 수요가 급격히 줄고 있는 상황에서 자금을 투입해도 살아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현재로선 답이 마땅치 않다. 이는 르노삼성·한국지엠 등 외투기업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이날 쌍용차 이슈와 관련해 "주주·노사가 합심해 정상화 해법을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위는 최근 금융시장 동향과 관련한 입장 설명에서 쌍용차 이슈에 대해 "채권단 등도 쌍용차의 경영쇄신 노력, 자금사정 등 제반여건을 감안해 쌍용차의 경영정상화를 뒷받침할 부분이 있는지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쌍용차 공장 전경 ⓒ쌍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