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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완화 금융] "긍정적이지만…" 카드·보험사 엇갈린 반응

카드사 숙원 레버리지 한도 확대 단행…1조3000억 규모 영업익 증가 예상
보험사 증안펀드·유동성 완화에 "실효성 크지 않아", "실손보험 진전 필요"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등록 : 2020-04-26 10:00

▲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 관련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데일리안DB

코로나19 여파에 대응해 금융권의 자금공급 여력을 확대하는 정부의 규제 유연화 조치를 받아든 카드사와 보험사의 반응에 온도차가 있는 모습이다. 카드사는 숙원인 레버리지(자기자본대비 총자산) 규제 완화 조치가 이뤄졌지만 보험사는 이렇다할 진전이 없다는 평가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금융규제 유연화 방안'에는 카드사의 레버리지 한도를 기존 6배에서 8배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코로나19 피해기업 대출 만기연장 등의 영향으로 카드사의 신용판매 등 정상 영업에 애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동시에 금융위는 과도한 가계대출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가계대출의 가중치를 115%로 상향 적용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론, 자동차할부 등 금융자산이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며 "카드업 규제 완화에 관심을 두지 않던 과거와 비교하면 크게 진전된 행보"라고 평가했다.

카드사의 대출자산은 대부분 가계대출로 구성돼 있어 레버리지 산정방식 변경으로 규제 기준 총자산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 가계대출은 현금서비스, 카드론, 대출성리볼빙 등 카드대출과 오토론, 신용대출 등으로 구성된다.

2019년 12월 말 기준 카드산업의 레버리지는 4.86배로 업체별로는 3.22~5.72배다. 삼성카드를 제외한 모든 카드사가 레버리지 5배를 상회하고 있다. 레버리지가 3.22배로 낮은 삼성카드를 제외한 6개 전업카드사의 레버리지는 5.45배로 규제에 근접한 수준이다. 가맹점수수료율 인하로 수익성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이익창출력 유지를 위해 영업자산이 꾸준히 증가한 반면, 높은 배당성향이 지속되면서 자본확보는 더디게 나타난 결과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카드사(BC카드 제외)의 2019년 12월 말 자본(26조3000억원)을 기준으로 레버리지 8배를 적용할 경우 약 83조9000억원의 자산증가가 가능하다. 여윤기 선임연구원은 "다만 가계대출에 대한 가중치 강화로 인한 영향을 감안할 시 실제 성장여력은 이보다 작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업자산 증가 과정에서 현 수준의 자산구성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레버리지 8배까지 증가시킬 수 있는 자산은 약 75조4000억원 수준으로 분석된다. 업체별로는 약 3조5000억원에서 31조1000억원까지 자산 성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렇게 추정한 자산 증대 여력 및 영업이익률(지난 3개년 평균)을 토대로 계산한 영업이익 증가 규모는 약 1조3000억원으로 나타난다. 이는 지난해 영업이익 2조원의 약 68%에 달한다.

여 연구원은 "이번 레버리지 규제 완화는 영업 및 실적 측면에서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조치"라면서도 "다만 금번 규제완화가 신용도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카드사의 신용도를 지지했던 재무구조의 안정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보험업에선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 출자에 따른 자본적립 부담을 경감하기로 했다. 보험사의 증안펀드 출자액에 적용되는 위험값을 8~12%에서 6%로 낮춘다. 채안·증안펀드 출자자금 조달을 위한 RP(환매조건부채권) 발급도 허용키로 했다. 채안·증안펀드는 수익 목적이 아니라 시장안정을 위해 일시적으로 운영되는 것이므로 유동성 유지 목적이 인정된다는 법령해석을 발급한다.

올 9월말까지 보험사 경영실태평가 시 유동성 지표의 평가등급을 1등급씩 상향 적용한다. 보험업권은 법규상 유동성 관련 규제비율은 없으나, 경영 실태평가(RAAS) 항목 중 하나로 평가된다. 아울러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경계 단계일 경우 대면 설명의무, 자필서명 대신 비대면 녹취방식 등을 허용한다.

보험업계 종사자들은 크게 도움이 되는 방안은 없다고 봤다. 증안펀드는 증시 전체를 대표하는 지수상품에 투자함으로써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는데, 주로 대기업이 수혜를 본다는 분석이다. 또 보험업은 특성상 유동성 위험이 높지 않은 산업으로 평가된다.

송미정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보험사는 보유 계약금액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게 되면 비교적 안정적으로 보험료가 유입되기 때문에 설립 초기 영업기반 구축을 위한 투자자금 외에는 추가적인 자금소요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보험사는 비급여 과잉진료에 따른 실손의료보험 손해율 급증 문제가 시급히 해결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다. 손해보험협회는 의료 이용량에 따른 실손보험료 할인·할증을 도입하고 상품 구조 개편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보건복지부 등과의 협의가 필요하지만 코로나19 대응으로 개편 일정이 늦춰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