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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짙어지는 코로나19 그림자 "우려"

1분기 실적 선방 일회성 요인이 컸다…실물경제 타격에 하반기 성적표 영향 받을 듯
경제성장률 1.4% 역성장 2분기 전망 더 어둡다…예대마진 축소·대손비용 상승도 부담

이윤형 기자 (y_bro_@ebn.co.kr)

등록 : 2020-05-03 10:00

▲ 은행권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 전망이 2분기부터 큰 폭으로 고꾸라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향후 성적은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게티이미지뱅크

국내 4대 금융그룹의 1분기 당기순이익이 줄어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에 따른 순익 감소에도 시장은 은행권이 선방했다는 평가를 내고 있다.

그러나 은행권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 전망이 2분기부터 큰 폭으로 고꾸라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향후 성적은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하나·우리금융그룹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2조8371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8788억원 대비 1.4%(417억원) 감소했다.

신한금융이 93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를 기록했고 하나금융은 6570억원으로 20.3% 증가를 보였지만, KB금융과 우리금융은 각각 7295억원, 5182억원으로 13.7%, 8.9% 씩 감소를 기록했다.

그룹별로 표면적인 실적 증감은 차이를 보였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4개 금융지주 모두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금융의 실적은 지난 2018년 인수한 오렌지라이프 실적이 온전히 반영된 영향이 컸다. 1회성 요인 및 오렌지라이프 지분인수 효과를 제외할 경우 신한금융의 당기순이익은 약 8500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9184억원)보다 7.4%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하나금융도 일회성 요인이 실적 증가를 이끌었다. 판매관리비를 크게 줄이는 등 비용 효율화 결과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실제 하나금융의 1분기 판매관리비는 12.1%(1272억원) 감소한 9279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1분기에 특별퇴직 관련 비용 1260억원이 반영된 데 따른 기저 효과가 작용했다.

KB금융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유가증권과 파생상품, 외환 관련 손실이 확대돼 2773억원의 기타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54% 줄어든 5057억원에 그친 영향이 컸다. 영업이익(-11.3%), 영업외이익(-72.1%) 등이 크게 감소한 영향이다.

그럼에도 4대 금융지주 대부분 1분기는 선방했다는 평가가 따른다. KB금융을 제외하면 모두 시장 전망치를 상회한 '깜짝' 실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영향이 온전히 반영되는 2분기부터는 실적 악화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물경기 부진에 영향을 받는 금융시장 특성상 2분기를 넘어 하반기 금융그룹 실적은 더 악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우리나라 1분기(1~3월) 경제성장률이 코로나19 충격으로 전 분기대비 1.4% 역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2분기 전망은 이보다 더 어두운 상황이다.

실물경기 상황이 특히 어둡다.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수출에 타격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9% 감소해 코로나19 타격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따른다.

민간소비와 직결되는 고용도 흔들리고 있다. 3월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9만5000명 감소해 고용률 60%선이 붕괴됐다. 9년 만에 최저치다.

이에 대해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순수출 성장기여도가 높아졌지만 수출 감소폭보다 원유 등을 중심으로 한 수입이 크게 줄어든 결과이고, 내수 부문 성장기여도가 큰 폭 마이너스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3월말 코로나19가 진정세 보이고 심리 위축이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며 조금씩 경제활동이 이뤄지고 있어 내수 위축 완화는 기대 요인"이라면서도 "3월 중에 고용이 크게 악화됐는데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이 부분은 내수에 부정적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4대 금융이 1분기 비은행 부문 강화와 비용 절감 등으로 실적 선방을 기록했지만, 실물경기 충격 영향이 하반기 실적에 막대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현재 늘어나는 대출이 부실화할 가능성과 예대마진까지 더욱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에 향후 실적 감소폭을 키울 것이란 예상도 더해진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1분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여파가 2분기 본격화될 것"이라며 "대출 만기 연장 등 영향으로 대손비용 상승은 제한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순이자마진(NIM) 방어와 비은행 부문의 실적 회복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전배승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순이자마진 압박과 후행적 대손비용 증가 가능성이 높아 2분기 이후로도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 감소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