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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냐 하반기냐, 코로나로 갈리는 금융권 채용

"상반기엔 수시채용" 신한·우리, 하반기로 공채일정 연기
농협·산은, 예정대로 채용…연간 기준 지난해 수준 전망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20-05-04 14:45

▲ 지난해 5월 코엑스에서 열린 KB굿잡 취업박람회 전경.ⓒEBN

코로나 여파로 인해 금융권의 채용도 하반기로 미뤄지고 있다. 통상적으로 상반기와 하반기로 구분해 채용을 실시했던 신한·우리은행이 상반기 중에는 수시채용만 진행키로 했다.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도 상반기에 공채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반면 농협은행은 기존 일정이 지연되긴 했으나 상반기 중 예정된 공채를 추진하고 있으며 산업은행도 50명 내외의 채용에 나선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디지털·IT·IB·자금 등 4개 분야에서 수시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상·하반기에 총 750명의 인재를 채용했던 우리은행은 올해 공채를 하반기로 미루고 분야별 필요한 인력에 대한 수시채용만 실시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수시채용으로 충원되는 인력은 50명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아직 그룹 차원의 채용계획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하반기 공채 규모를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해 상반기 350명을 채용했던 신한은행도 올해는 하반기에만 공채를 실시하기로 했다. 대신 디지털·ICT, 기업금융 분야에 필요한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수시채용을 진행 중이다.

디지털·ICT 분야는 ICT 특성화고 졸업예정자 채용과 삼성청년 소프트웨어아카데미(SSAFY) 특별전형이 함께 진행되며 기업금융 분야는 금융권 기업금융 경력자와 대기업 및 중견기업에서 자금·회계·재무·외환 경력자를 대상으로 한다.

지난해 상·하반기에 각각 350명의 공채와 300명의 수시채용을 실시했던 신한은행도 연간 채용규모는 확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수시채용도 면접 결과에 따라 실제 채용인원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규모를 밝히기는 어렵다"며 "연간 기준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채용이 이뤄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매년 실시하던 상반기 채용을 하반기로 미룬 것은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위한 명분도 있으나 현실적으로 필기시험이나 면접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것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5일 생보·손보협회가 사상 처음으로 보험설계사·모집인 자격시험을 야외에서 진행한 것도 이와 같은 상황에서 나온 고육지책으로 당시 시험에는 외신기자들도 취재에 나서는 등 관심을 보였다.

반면 농협은행은 당초 일정보다 2주 정도 지연되긴 했으나 예정대로 상반기 공채를 진행 중이다.

상반기에 280명을 채용할 예정인 농협은행은 오는 13~15일 채용 예정인원의 3배수인 800여명에 대한 면접을 실시한다.

농협은행도 다른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상반기 공채 연기를 고민했으나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청년층을 위해 예정보다 일정을 늦추며 코로나 사태를 예의주시해왔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다소 완화되며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방역으로 전환됨에 따라 다소 늦어지긴 했지만 전국에 걸쳐 면접을 시행하기로 했다"며 "면접자가 적은 지역은 하루, 많은 지역은 이틀에 걸쳐 오전·오후로 분산 실시하는 등 한정된 장소에 사람이 많이 모이지 않도록 충분한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채용을 실시하면 실시하는대로, 미루면 미루는대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지만 고용불안 해소와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기 위해 상반기 채용을 실시하기로 했다"며 "중앙회를 포함하면 지난해와 비슷한 350명 안팎의 상반기 채용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국책은행 중에서는 산업은행이 상반기에 50명을 채용키로 결정한 반면 수출입은행은 하반기에만 35명 정도를 충원할 예정이다. 정부 정책에 따라 국책은행은 청년인턴제도 운영해왔으나 채용공고를 낸 이후 코로나 사태가 불거지며 올해 청년인턴 채용은 불가능해졌다.

수출입은행의 경우 지난해 연간 60여명을 채용한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채용 규모가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게 됐다.

올해 금융권 채용이 대부분 하반기로 미뤄짐에 따라 연간 기준 채용 규모에 대해서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아직 하반기 채용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코로나를 비롯해 다양한 변수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나 저금리 장기화에 코로나 여파까지 겹치며 실적악화가 불가피한 만큼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채용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코로나 대응 관련 정책에 집중했기 때문에 채용 관련 이슈가 없었으나 코로나 사태가 완화되고 경기도 회복세로 돌아서기 시작하면 고용대책에 대한 요구도 많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일자리 창출을 중시하는 정부의 기조로 인해 지난해보다 채용 규모를 줄이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회사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기관으로 보는 인식이 강하고 금융당국의 눈치도 있기 때문에 각 금융회사들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채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업계의 우려대로 올해 실적이 지난해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난다면 그 이후에나 금융권에서 채용 규모 축소와 관련한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