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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혹은 쪽박…건설업계 "후분양을 어쩌나"

최근 재건축 수주전서 후분양 전략 통해

어려운 자금조달·미분양 리스크에 고심

최수진 기자 (csj890@ebn.co.kr)

등록 : 2020-06-03 10:36

▲ 수도권 신축 아파트 건설 현장, 본문과 무관함. ⓒEBN

후분양이 정비사업 대세로 떠오르고 있으나 이를 바라보는 건설사들의 심경은 복잡하다.


후분양이 소비자 입장에서는 공시지가 상승 상황에서 고수익과 고품질을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건설사 입장에서는 재무부담과 미분양 리스크를 감내해야 하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진행된 강남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사업과 신반포21차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는 각각 삼성물산과 포스코건설로 선정됐다.


'반포대전'이라 불릴 정도로 치열한 수주경쟁 속에 양사가 조합에 후분양을 제안한 이후 승기를 잡았다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조합원들은 공시지가가 매년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준공 이후 분양가격을 산정하면 선분양보다 분양가를 높게 받을 가능성이 커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오는 7월 말부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본격 시행되면 재건축·재개발 수주난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수주가 절실한 건설사들은 불가피하게 후분양으로 경쟁력 제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후분양을 적극적으로 이끌어나가고 있다. 후분양으로 주택을 공급하면 부실시공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고 선분양시 입주까지 2~3년 시차가 있어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수요를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입주 시점도 앞당길 수 있다.


하지만 후분양이 대세로 자리잡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동안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 선분양제가 당연시돼온 이유는 후분양시 건설사의 재무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후분양은 공정률 60% 이후 일반분양을 진행해 공사비를 지급받는 방식이어서 건설사가 비용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또 자체적으로 공사비를 조달해 아파트를 지었지만 수요가 없어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건설사는 치명타를 입게 될 수도 있다.


실제로 두산건설이 지난 2009년 고양시 탄현동에 일산 두산위브더제니스 분양에 나섰지만 대규모 미분양으로 자금경색에 내몰리면서 악순환이 반복돼 상장폐지까지 이어진 바 있다. 현재 두산그룹의 위기도 두산건설의 부실에서 촉발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급변하고 있는 데다 지방 사업장의 경우 리스크가 높아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는 대형건설사도 후분양을 쉽게 결정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