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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고객이탈 적신호…"금리 안되니 이벤트라도"

0%대 금리 시대에 정기 예·적금 잔액 두 달 새 8조 이탈…이달 더 빠져나갈 수도

국민은행 시작으로 수신상품 금리 줄 인하 예고, 고객유치 위한 이벤트 늘어날 듯

이윤형 기자 (y_bro_@ebn.co.kr)

등록 : 2020-06-03 11:06

▲ 시중은행에 고객이탈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다.ⓒ아이클릭아트

초저금리 탓에 '더 이상 은행에 돈을 묶어놓을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시중은행에 고객이탈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기준금리가 잇달아 사상 최저수준을 갱신하면서 이미 하락세를 보이는 은행 예·적금 상품 금리가 한차례 더 줄줄이 내려갈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지난달 기준금리가 추가 인하된 상황에 일부 시중은행까지 수신상품 금리인하를 결정한 만큼 은행권 전체에 금리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금리경쟁력을 갖출 수 없는 상황에 은행들은 고객이탈 방지를 위해 각종 이벤트를 늘리는 중이다. 일종의 회유책으로 사용하는 모습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준 정기 예·적금 잔액은 682조2184억원으로 지난 4월말 687조6567억원 대비 5조4724억원(0.8%) 감소했다. 지난 3월말과 대비하면 8조2002억원이 이탈했다.


예·적금 잔액은 지난해 7월말 678조3083억원 이후 10개월 만에 최저치다. 지난 3월말 690조3845억원 이후 두 달 연속 줄었다. 적금을 제외한 정기예금 잔액만으로 한정하면 두 달 새 무려 8조5578억원이 빠져나갔다.


사상 최저 기준금리 영향으로 예금금리가 0%대까지 내려가자 더 이상 은행에 돈을 넣어둘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고객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지난해 7월 연 1.75%에서 4차례 인하되며 지난달 28일 0.50%까지 내렸다. 같은 기간 1%대 중후반이었던 주요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도 0%대까지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 지난 2일 KB국민은행이 예·적금 등 수신상품 금리를 순차적으로 내리기로 결정하면서 은행권에 수신상품 금리 인하도 비슷한 수준에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국민수퍼정기예금'을 제외한 거치식 예금 13개 상품은 오는 5일 작게는 0.2%포인트에서 크게는 0.8%포인트만큼 낮추기로 했다. 적금 34개 상품도 일제히 0.25%포인트~0.8%포인트 선에서 금리를 내린다. MMDA(수시입출금식예금) 2개 상품도 8일부터 금리를 인하한다.


예·적금 이탈이 가시화되자 은행들은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한 이벤트로 고객들을 회유하는 모습을 보인다. 자사 앱의 이용률을 높이면 포인트나 경품을 챙겨주는 식이다.


신한은행은 'MY자산'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현금 리워드를 증정 중이다. 'MY자산'은 스크래핑 기술을 활용해 은행 계좌뿐 아니라 카드·증권·보험·연금·부동산·자동차·현금영수증 등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는 모든 자산을 신한 쏠(SOL) 한 곳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한 종합자산관리 서비스이다.


이번 이벤트는 신한은행 오픈뱅킹 신규 시 열쇠 5개, 'MY자산' 신규 시 열쇠 3개, 'MY자산' 광고 영상 SNS 공유 시 열쇠 1개를 받을 수 있으며 매일 1명에게 100만원의 리워드를 증정하는 '목돈금고'와 꽝 없이 매일 100원~1만원을 받을 수 있는 '짠돈금고' 중 하나를 선택해 열어볼 수 있다.


농협은행은 6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다른 금융기관 출금계좌(농·축협 제외)로 등록된 자동납부(계좌간 자동이체 변경 제외)를 농협은행 계좌로 변경하고 농협은행 인터넷/스마트 뱅킹·올원뱅크로 응모한 고객을 대상으로 다이슨 청소기, 에어팟프로, 모바일 상품권 등 다양한 경품을 제공한다.


농협은행은 또 같은 기간 모바일 플랫폼인 NH스마트뱅킹과 올원뱅크에서 '6월 농협은행 단골퀴즈 이벤트'를 실시한다.


이벤트 응모는 NH스마트뱅킹과 올원뱅크의 추천 컨텐츠인 NH프로포즈에서 할 수 있고, 퀴즈 정답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총 352명에게 다이슨 공기청정 선풍기(2명), 올리브영 상품권 1만원권(50명), 스타벅스 커피 쿠폰(300명)을 경품으로 제공한다.


KB국민은행은 이달 말까지 ▲예금·적금·신탁·펀드·방카슈랑스 등의 수신상품 ▲오픈뱅킹 ▲스타뱅킹·리브·리브똑똑·스타알림 등의 앱을 신규 가입하는 고객에게 자사 이동 통신 서비스 리브엠(Liiv M)의 통신비 첫 달 무료 쿠폰을 제공한다.


해외송금 이벤트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나은행은 빅데이터기술 및 AI 알고리즘,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하나이지(Hana EZ)' 서비스 신규 해외송금 고객유치를 위해 해외 송금 수수료 감면 및 환율 우대와 함께 하나머니 증정 이벤트를 실시한다.


하나이지를 통해 수취인 계좌없이 웨스턴유니온 망을 통한 현금 수취방식 송금은 국내 최저가 3.99달러(약 4800원)가 적용되며, 수취인은행 앞 계좌 송금 방식은 송금액에 관계없이 전신료 5000원으로 이용 가능하다.


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 앱을 통해 5000만달러 이하 금액을 연중 24시간 해외송금 할 수 있는 'KB-이지 해외송금 서비스'를 출시했다. 6월 말까지 이용 고객 중 추첨을 통해 2000명에게 스타벅스 커피쿠폰을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쏠(SOL)을 통해 미화 3000달러 이하를 송금하면 송금 수수료를 받지 않고 전신료 5000원만 부과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초저금리 시대에 은행 예금이 이탈하고 있지만, 은행들이 금리 인하 눈치 보기 등 금리 경쟁력으로 고객유출을 막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한 이벤트로 고객 유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라며 "은행권 전반에 상품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면 이 같은 움직임이 더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