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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 향후 디지털화는 인공지능(AI)이 주도"

금융투자업은 기본적으로 회사 명성과 네트워크에 의존

"무모한 디지털화로 인해 단순 중개업 전락할 우려 있어"

이남석 기자 (leens0319@ebn.co.kr)

등록 : 2020-07-02 16:52

▲ 송민규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이 '코로나19 위기 이후 금융산업의 디지털 대전환'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EBN

금융투자업계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획일적인 디지털화를 추진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금융투자업은 기본적으로 명성에 민감해 역사적으로도 평판 리스크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디지털화가 이루어져 왔다는 설명이다.


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위기 이후 금융산업의 디지털 대전환' 세미나에서 송민규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디지털 혁신이 금융투자업계에 가져올 잠재력은 적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무분별한 디지털화에 따른 부작용을 경고했다.


송 연구위원은 "금융투자업은 기본적으로 금융투자회사의 명성과 네트워크에 의존한다"며 "무모하고 획일적인 디지털화 추진은 금융투자회사 본연의 특징을 상실하고 단순 중개업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디지털화와 플랫폼화에 의한 사업모형은 대규모 자본을 수반하고 다수의 활용에 의한 독과점적 수익 구조를 취한다"며 "금융투자회사 내부에 혁신랩을 운영할 수 있도록 엑셀러레이터와 인큐베이터 겸업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디지털화는 20세기를 이후로 가속화됐지만 금융투자업계는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았다. 투자은행들의 경우 지난 1950년대 당시만 해도 컴퓨터 기술 도입에 소극적이었지만, 60년대 후반 백오피스 위기를 거치면서 백오피스 업무와 거래소 거래 중심의 전산화를 가속화하기 시작했다.


이후 1980년대에 들어서며 컴퓨터 처리속도가 빨라지고 컴퓨팅 비용이 하락하자 투자은행의 고객관리와 가격 및 거래 타이밍 결정, 리스크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산화가 이루어졌다.


다만 금융투자업계는 최근 2000년대로 들어서며 비상장 주식과 회사채, 부실채권, 구조화 상품 등 중개 플랫폼 영역으로 디지털화를 넓혀가고 있다. 특히 투자은행의 명성에 의존하는 대표 업무인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 리서치 업무 등에도 전산화에 기반한 디지털화를 통해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송 연구위원은 "금융투자업계의 디지털화는 주로 투자은행 업무 중 평판에 적게 의존하는 영역에서 이루어졌다"며 "최근에는 자산운용 및 자산관리의 대량생산 체제에 돌입하면서 보편적인 투자자들에게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투자회사들이 디지털화를 통한 효율성 제고를 꾀하고, 업권 내 경쟁이 촉진되는 점은 시장 원리에 따른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융투자회사들의 디지털화 전략 과제로 △디지털화 대상 선별 △내부 디지털화 및 아웃소싱 결정 △유망 핀테크 기업 선별 및 투자 등을 꼽았다.


송 연구위원은 "금융투자회사들은 핵심업무 중 코드화가 가능한 영역을 선별하고, 특정 업무 영역을 디지털화하기로 결정하면 그 기술을 내부화나 아웃소싱할지 결정해야 한다"며 "또 양질의 핀테크 회사는 IPO, M&A의 잠재고객이므로 단순 지분투자가 아닌 육성 전략을 채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의 향후 디지털화는 AI가 주도할 것"


아울러 이날 세미나에 참가한 패널들은 금융투자업계의 디지털화 진전에 있어 향후 인공지능(AI) 기능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송 연구원은 "앞으로 금융투자업 업무 프로세스 전반에서 AI의 활용도가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미들오피스와 백오피스 기능의 AI 기반 상품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향후 금융투자업에서의 차별화 경쟁은 결국 고객 접점에서 어떻게 AI를 활용해 차별화를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옥형석 신한금융투자 디지털사업본부장은 "현재 신한금융투자 디지털사업부 인원은 90명으로 이중 AI와 빅데이터 부문을 연구하고 실행하는 직원이 16명"이라며 "금투회사가 생존하는 기간은 디지털화에 있다는 회사 경영방침대로 현재 AI 부문에 계속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옥 본부장은 "과거 금투회사들이 보여준 사이버 트레이딩과 저가 수수료, 모바일 수수료 서비스를 뛰어넘는 다음 디지털화 스텝은 AI를 기반으로 한 투자서비스 즉 '디지털PB'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초개인화시대로 들어서면서 금융회사들이 어떻게 고객 편리성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지에 따라 올해와 내년에 획기적인 변화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예상했다.


한편 금융투자회사들이 향후 디지털화를 추진하는 데 있어 본연의 기능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서은숙 상명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국내 금융투자회사들이 좀 더 전문화되고 특화되어야 하는데 디지털화에서는 이 부분과 거리가 멀다"며 "앞으로 디지털화를 어떻게 수용할 수 있을지 생각해볼 때 막연한 디지털화에 매몰되기 보다 금융투자 본연의 기능을 더 체계화시키고 강화해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 연구위원은 "M&A나 IPO 등 전통적인 자문업무는 개별 기업의 사업 전망과 CEO 성향, 거래 대상자 발굴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디지털화로 전면 대체하기 어렵다"면서 "고부가가치 사업은 여전히 명성과 네트워크에 의존한 전통적 투자은행 업무에 속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