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시간 : 2020년 05월 05일 17:06
EBN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뉴스스탠드
실시간 News

싸늘한 거제민심 "조선업의 봄, 아직 멀었다"

카타르 낭보 따른 장밋빛 전망에도 실제 체감 글쎄

해양 수주 절벽 등 악재 산적…다선종 수주 필요

이돈주 기자 (likethat99@ebn.co.kr)

등록 : 2020-07-07 10:00

▲ 대우조선해양 거제 옥포조선소 야드 내 위치한 골리앗크레인.ⓒEBN

최근 카타르발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 임박 소식에 대형 조선사들이 위치한 울산·거제지역 경기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 목소리에도 지역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아직 LNG선이 정식발주 전인 데다, 실제 발주량은 줄어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100척 모두 발주가 이뤄진다고 해도 분산 발주임을 감안하면 선박 수는 얼마 되지 않는다.


곧 닥칠 해양설비 일감 절벽도 숙제다. 조선업계는 해양인력을 조선부문으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이나 현재 상선시장은 LNG선에 치중돼 있어 도크를 가득 채우기엔 한계가 있다.


결국 조선사들이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해선 LNG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선종에서 수주가 필요할 전망이다.


지난 3일 저녁 기자가 방문한 경남 거제 옥포동 내 번화가는 직장인들의 주말로 불리는 목요일 밤임에도 불구하고 간판을 밝히고 있는 가게만 무성할 뿐 정작 거리에선 사람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


가게 내부도 마찬가지였다. 과거 호황기 시절 발 디딜 틈조차 없던 가게들은 한 두 테이블의 손님만 있을 뿐이다.


옥포동 내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과거에 비해 확실히 손님이 많이 줄었다"며 "언론 등에선 지역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얘기하나 부동산도 그렇고 아직 실제적으로 체감하는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카타르가 국내 조선 3사(현대중공업·대우조선·삼성중공업)와 체결한 100척 규모 LNG선 계약은 슬롯 계약으로 정식 발주가 아니다. 정식 계약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체결된 예정이다.


다만 과거 카타르 LNG선 발주 당시 예상 대비 저조한 발주량을 보였던 점을 감안할 때 이번에도 발주가 온전히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100척 모두 발주가 이뤄진다고 해도 조선 3사에 연평균 돌아갈 선박 수는 약 8척에 불과하다.


▲ 삼성중공업이 건조중인 부유식 해양 생산설비(FPU).ⓒ삼성중공업

곧 닥칠 해양 일감 절벽은 지역을 더욱 침울하게 만들고 있다. 해양설비는 규모가 큰 사업인 만큼 인력도 대거 투입돼 일감 부족에 따른 타격도 배가된다.


현재 현대중공업의 해양 물량은 지난 2018년 수주한 킹스키 반잠수식원유생산설비(FPS) 1척 뿐이다. 인도는 오는 2021년 상반기 계획돼 있다.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1기와 3기의 해양설비를 건조 중이며 2022년 인도 예정이다.


향후 시장 전망도 좋지 않다. 코로나19 악재 및 산유국들간의 분쟁으로 올해 유가는 급속도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해양 프로젝트를 준비했던 업체들도 일정을 연기하거나 발주를 재검토하고 있는 실정이다.


조선업계는 이 같은 난항을 타계하고자 상선 건조를 해양에서 맡거나 해양 인원을 상선 부문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다만 이 방안이 성공하기 위해선 대규모 선박 수주가 동반될 필요가 있다.


최근 선박 발주는 LNG선에 치중돼 있다. 하지만 도크 사정과 발주 전망 등을 감안할 때 LNG선 만으로 조선소를 가득 채우기엔 한계가 있다. 결국 LNG선 외에 평소 조선사들이 강점을 보여 온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와 컨테이너선 등 다양한 선종 수주가 절실한 상황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유가하락 등으로 인해 현재 해양설비 논의가 부진한 상황으로 향후 발주 계획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다만 최근 상선시장이 기술력 중시 방향으로 가고 있어 국내 조선사들의 전망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업계가 선종 다각화 등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는 만큼 발주가 활성화된다면 실적은 꾸준히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