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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과의 전쟁, 금융권 '전방위 대응'

은성수 금융위원장 "혁신과 편리성 이면에서 범죄 발생…소비자 지켜나가겠다"

보이스피싱 '금융사 배상책임' 명문화시 예방·배상노력 소홀하면 고객이탈 우려

핀테크업계 선제적 '선보상 제도' 시행…"대형 금융기관들도 더 많은 고민 할 것"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등록 : 2020-07-07 15:20

▲ 7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금융보안원이 개최한 '제9회 정보보호의 날 기념 금융회사 최고경영자 초청 세미나'에 참석했다.ⓒ금융보안원

보이스피싱 수법이 날로 교묘해지고 피해액은 지속 순증하며 금융사의 예방 노력은 물론 보상 측면도 중요해졌다. 금융권이 보이스피싱 범죄 척결을 위한 역량 총집결에 나선 가운데, 핀테크 업계가 파격적 보상책을 들고 나오면서 전통 금융사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7일 금융보안원에 따르면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제9회 정보보호의 날 기념 금융회사 최고경영자 초청 세미나'에 참석해 "불법 취득한 개인정보를 도용한 부정결제 사고, 대포폰·악성앱 등을 통한 보이스피싱 등 혁신과 편리성의 이면에서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며 "보이스피싱 등 반사회적인 금융사기 범죄로부터 금융시스템과 소비자를 지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6720억원으로 2018년(4440억원)에 견줘 51.3% 급증했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전화 가로채기' 등 신종 보이스피싱 수단으로 이용되다 탐지된 악성 앱이 2만8950개에 달했다.


금전이동의 최전선에 있는 금융사들의 예방 역할이 더욱 중대해지고 있는 상황. 신한카드는 금융솔루션 전문기업 인피니그루와 함께 보이스피싱 예방 무료 앱 '피싱아이즈(Phishing Eyes)'를 출시해 주목받고 있다.


이 앱은 금융사 이상징후탐지시스템(FDS)과의 연동을 통해 사기 피해를 예방한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휴대폰 문자메시지와 통화패턴, 설치된 앱 목록을 실시간으로 분석함으로써 고객이 보이스피싱을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사기 피해를 원천 차단한다. 최근 발생하는 보이스피싱의 상당 부분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이용한 범죄인 점을 고려해 최적의 보안 솔루션을 제공한다.


개인신용평가사 KCB(코리아크레딧뷰로)의 '안심송금서비스'는 이체 시 수취인 휴대폰 명의와 수취 계좌 명의의 일치 여부를 확인해 불일치 시 경고 알람을 제공하고, 수취인 인증 절차(인증코드 전송 및 회신)를 통해 거래안전을 확보한다.


정부는 금융위원회·과학기술정보통신부·경찰청 등 관계부처·기관 합동으로 전방위적인 예방·차단시스템 구축, 강력한 단속과 엄정한 처벌, 실효성 있는 피해구제 등을 담은 '보이스피싱 척결 종합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기로 했다. 금융소비자의 고의·중과실이 없는 한 금융사가 보이스피싱 피해의 배상책임을 지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보이스피싱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금융사로서는 손실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보이스피싱의 '금융사 책임' 방향이 확고해지면 소비자들은 그 책임에 소홀한 금융사로부터 이탈할 여지가 커진다. 최근 금융업에 도전하고 있는 유망 핀테크업체들의 선제적인 보상제도 마련 움직임이 주목되는 이유다.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토스를 통해 일어나는 명의도용 및 보이스피싱 피해 보호를 위한 '고객 피해 전액 책임제'를 이달 6일부로 시행했다. 이는 국내 금융사 및 핀테크 기업에서 처음 시행되는 고객 보호 정책으로, 명의도용 및 보이스피싱 피해에 대해 토스의 직접적인 책임이 없더라도 토스 서비스를 거쳐 일어난 금전 피해는 토스가 구제하겠다는 내용이다.


보호 범위는 제 3자의 명의도용으로 일어난 송금, 결제, 출금 등의 피해 및 보이스피싱 피해로 인한 금전으로, 사용자는 문제 발생 후 30일 이내에 토스에 신고하면 내부 절차를 거쳐 손해 금액을 보상받을 수 있다.


통상적으로 휴대폰 불법 개통 등을 통한 명의도용의 경우 실제 피의자가 특정될 때까지 고객이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사실상 없었으나, 토스의 이번 정책 시행으로 제3의 기관을 통해 책임 소재를 가리기 전 우선적으로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게 됐다.


카카오페이는 부정 결제 피해를 입은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선보상 제도'를 내달 중 도입한다. 개인정보 도용 등 부정 결제로 인한 피해 사례를 접수하면 외부 기관의 수사 의뢰와는 별개로 자체 사고 조사를 통해 선량한 피해자로 판명 시 먼저 보상해 주기로 했다.


핀테크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 토스 등이 제시한 선보상 제도를 통해 성장하는 플랫폼으로서 기존 금융기관의 고객을 보다 빠르게 잠식하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대형 금융기관들도 신규 플레이어들의 조치에 대응해 고객 만족도 제고에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