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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경제시대下] 혁신의 금융, 금융의 혁신

핀테크 이어 빅테크·플랫폼사업자도 금융시장 진출 추진…금융규제 없어 안정성 우려

디지털역량 강화에 사활 건 금융업계 "빅테크의 우월적 지위 남용 예방 위한 제도 필요"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20-08-04 09:00

▲ ⓒ픽사베이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ICT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핀테크·스타트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샌드박스를 비롯해 '데이터 3법', 디지털금융 혁신방안 등 다양한 지원정책에 힘입어 핀테크·스타트업 뿐 아니라 빅테크·플랫폼 사업자까지 금융시장 진출을 추진하면서 금융업계는 공정경쟁 이슈 제기와 함께 금융산업의 디지털전환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최근 '하반기 신한경영포럼'을 개최하고 향후 CEO·경영진 리더십 평가에 '디지털 리더십' 항목을 추가하고 이를 주요 자격요건으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디지털금융을 선도하기 위해 디지로그(Digilog)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신한금융은 이를 통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고 혁신적인 상품·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선보인다는 목표다.


전직원 대상 코딩교육 실시 등 디지털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는 하나금융그룹은 디지털기술을 겸비한 융합형 인재육성을 목표로 'DT 유니버시티'를 출범했으며 손태승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디지털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킨 우리금융그룹도 모든 직원에게 DT·IT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금융회사들은 그동안 급변하는 금융환경에서 디지털전환(Digital Transformation)에 뒤처질 경우 생존하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에 따라 그룹 차원에서 디지털역량 강화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핀테크·스타트업 뿐 아니라 탄탄한 기술력에 ICT 시장에서 독과점적인 지위를 구축하고 있는 빅테크·플랫폼사업자들까지 금융시장 진출을 잇따라 추진하면서 금융회사들의 위기의식은 가중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한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증권과 제휴로 CMA 계좌개설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데 이어 네이버페이 이용업체를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및 보험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 설립으로 예·적금, 대출, 증권계좌개설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카카오도 올해 2월 설립한 카카오페이증권을 통해 펀드 투자 중개에 나선데 이어 보험상품 판매를 위한 보험업 예비인가를 신청할 예정이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검색시장과 메신저시장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갖고 있는 네이버·카카오의 금융시장 진출은 학생, 주부, 소상공인 등 부족한 신용정보로 기존 금융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던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고 있으나 플랫폼 기업과 금융회사의 경쟁이 본격화될 경우 이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신한금융그룹의 경우 미래 신성장 기술을 확보하고 빅테크의 혁신기술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그룹 통합 R&D센터인 'SDII(Shinhan Digital Innovation Institute)'를 확대 운영키로 결정했다.


디지털 신기술 프로젝트 계획을 위한 전문인력을 늘리는 한편 SDII의 행정·운영지원을 전담하는 'SDII 사무국'과 그룹사의 다양한 디지털 프로젝트 참여 및 기술지원 활동을 수행하는 'SDII R&D 협의회'를 만들어 그룹 R&D센터로서 SDII의 역할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금융회사들은 빅테크의 금융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다양한 규제에서 자유로운 ICT 기업들의 규제차익 추구에 대한 경고에도 나서고 있다.


'동일행위 동일규제'나 '기울어진 운동장'과 같은 표현들을 통해 이를 지적하고 있는데 금융당국도 이와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에 관련 내용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보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도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플랫폼 기업이 축적한 데이터를 이용해 새로운 금융상품을 개발하고 직접 판매할 경우 금융회사의 수익기반이 축소되고 과도한 위험을 추구하는 등 금융시장 안정성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보미 연구위원은 "네이버·카카오뱅크 등이 제공하는 증권계좌는 플랫폼을 통해 개설되나 이용자가 제휴 증권회사와 계약을 체결하도록 하고 있어 다른 회사의 금융상품에 대한 광고·정보제공·판매를 대리한다고 볼 수 있다"며 "따라서 플랫폼 기업에 증권회사와 같은 수준의 금융규제를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금융상품을 연계·판매하는 행위에 대해 별도의 규제·감독방안을 마련하거나 기존 금융업법이나 금융소비자보호법에서 포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온라인 플랫폼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지 못하도록 제도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