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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알뜰폰 영업점 판매 '갈등'

"영업압박 결국 터졌다"…리브엠 영업점판매 강행의지에 노사갈등 커져

고유업무 저해 여지, 사업허가 조건 위반 우려…승인취소 가능성까지

이윤형 기자 (y_bro_@ebn.co.kr)

등록 : 2020-10-22 11:01

▲ KB국민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혁신금융서비스 '리브엠(Liiv M)'을 두고 노사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KB금융그룹

KB국민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혁신금융서비스 '리브엠(Liiv M)'이 영업 압박으로 내부진통을 겪고 있다. 금융당국의 사업 허가 조건 위반 소지 논란 속에서도 KB국민은행은 영업점(창구) 판매 시도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노사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은행이 이미 리브엠 사업에 대한 승인 부가조건을 위반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승인 부가조건 위반이 인정되면 금융당국이 사업 승인 취소를 결정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영업 그룹장 역량평가에 리브엠 사업을 포함한데 이어 영업점을 활용한 판매 사업도 추진할 방침이다. 리브엠 사업이 업무평가 대상에 포함된 데다 창구 판매까지 확대되면 은행 고유 업무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영업 압박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업 취소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섞이고 있다. 당초 리브엠 사업은 은행 고유의 업무를 저해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승인받은 바 있기 때문이다.


리브엠은 지난해 10월 서비스를 시작한 KB국민은행의 혁신금융서비스다. LG유플러스통신망을 이용해 KB국민은행이 알뜰폰(MVNO)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방식이다. 은행이 금융업의 테두리를 넘어 통신업까지 진출한 첫 번째 사례였고, 정부가 공을 들이는 혁신금융서비스 1호 상품으로도 주목받았다.


하지만 출시 1년이 다가오는 지금은 노사갈등의 중심에 서있는 모습이다. 최근 국민은행은 리브엠 가입자를 확대하기 위해 기존 온라인 채널 외에 전국 영업점에서도 리브엠을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리브엠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판매 채널 확대가 필수적이고, 디지털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을 위해서는 은행 창구를 통한 대면 가입이 필요하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그러나 노조는 은행 본연의 업무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결국 핵심성과지표(KPI)에 영업 실적이 반영돼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게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노조가 실시한 내부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9.1%가 리브엠 가입 채널 확대에 '절대 반대'했고, 21.4%는 실패한 사업이기 때문에 철수해야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사측은 영업그룹장이 관련 항목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은행 측은 임원급인 지역영업그룹대표 인사평가항목에 리브엠이 지표로 들어가 있지만, 디지털평가 부분 중 하나로 '리브엠'·'스타뱅킹' 등 여러 항목 중에서 그룹장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밖에 지점이나 직원 핵심성과지표(KPI) 실적 목표에는 리브엠이 반영돼 있지 않고 실적 할당도 없다"며 "영업점을 통한 가입률은 17% 수준에 불과해 직원들에게 업무 부담을 주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 KB국민은행 노조가 지난 6월27일부터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앞에서 리브엠 영업 압박에 대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KB국민은행지부

그럼에도 노조는 그룹장 평가에 리브엠 항목이 있다는 것은 결국 영업 직원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류제강 국민은행 노조 위원장은 "영업점 판매는 '은행 고유업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도록 한 금융위원회의 승인 부가조건을 위반할 수밖에 없으며 과당경쟁과 실적경쟁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며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과 피감기관장이 유례없이 한 목소리로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강행하려는 사측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회도 16개 지역영업그룹장 인사평가항목에 리브엠 항목이 포함돼 있어, 영업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지난 12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위원회가 국민은행 알뜰폰을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할 때 부가조건으로 끼워팔기 하지 말고 내부 통제 기준을 마련하라는 조건을 달아 과도한 실적 경쟁을 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며 "그럼에도 영업현장에서는 이것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도 금융당국에 MVNO 사업에 대한 현장 모니터링 강화를 주문했다.


이날 피감기관장으로서 출석한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이런 문제점에 대해 이미 국민은행 측과 이야기했고, 노조와 협의해 개선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아 황당하다"며 "국감이 끝나고 국민은행장과 통화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KB국민은행지부는 사측에 리브엠 판매 실적을 지역영업그룹 대표 역량평가에서 제외하고 KPI(핵심성과지표)에 반영하는 것을 금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영업점(창구)을 통한 판매의 경우 승인 부가조건 위반 우려가 크다며 사전에 노사간 협의를 거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은행지부의 핵심 요구를 사측이 거부하면서 MVNO 사업을 놓고 벌이는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노조는 "이는 작년 9월 조회사에서 허인 은행장이 했던 '일선 영업점 판매는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제3 채널을 통해 판매하겠다'는 발언과도 어긋난다"며 "사측이 영업점 판매 입장을 끝내 철회하지 않을 경우 MVNO사업에 대한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취소 투쟁까지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KB국민은행지부는 알뜰폰 영업점 판매 저지를 위해 금융위원회 앞에서 200여일째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