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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진 하락에 순익 떨어진 기업은행…4분기도 녹록잖다

NIM 12bp 하락 누적 하락폭 25bp…지난해 하반기부터 떨어지는데 1년째 해결 못해

대출 증가하는데 수익에는 도움 안돼… 실력으로 입증하겠다던 윤종원 은행장 '진땀'

이윤형 기자 (y_bro_@ebn.co.kr)

등록 : 2020-10-30 13:51

▲ 3분기 실적 감소를 기록한 기업은행이 올해 4분기는 물론 내년까지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연합

시장 컨센서스가 기업은행의 4분기 실적에도 우려점을 지목하고 있다. '낙하산' 타이틀을 벗기 위해 실적으로 증명해야하는 윤종원 기업은행장의 고심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3분기 실적 감소를 기록한 기업은행이 올해 4분기는 물론 내년까지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기업은행은 3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1조3678억원)보다 13.2% 감소한 1조187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3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기업은행 연결기준 순이익은 3666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4% 감소한 수치다.


기업은행의 마이너스 실적은 연초부터 이어지는 순이자마진(NIM) 하락세 탓이다. 3분기 기준 기업은행의 순이자마진은 1.46%로 전 분기 대비 0.12%포인트 낮아졌다. 올해 누적 하락폭은 0.25%포인트에 달한다.


마진하락으로 이자이익은 전 분기 대비 3.2% 감소했다. 비이자이익도 보험판매수수료, 기타신용카드수수료, 수익증권판매수수료 등 수수료수익 증가에도 12.9% 감소했다. 3분기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모두 늘린 타 은행 실적과 비교된다.


박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마진 하락 요인은 기업여신 중심의 포트폴리오와 코리보 연동 대출 구조, 초저금리 대출 확대 등이 주요인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국면에 금융 지원 목적으로 늘린 대출이 오히려 독이 된 셈이다. 3분기 말 기준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182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2.2% 늘었다.


경기 악화에 대비하기 위한 추가 충당금 적립 등의 영향이라는 게 기업은행의 설명이지만, 4분기 이후에도 뚜렷한 개선 요인이 없다는 점은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최근 시장금리 흐름을 감안 할 때 4분기 이후로는 마진 하락 폭이 크게 축소될 전망이란 분석도 나오지만, 기업은행의 NIM은 2022년까지 평균 1.45%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부족해 수익성 개선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기업은행은 현재 증권 자회사의 이익 기여도가 낮고 WM 고객 수도 유난히 적은 상황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기업은행의 공적 역할이 여전히 강조되고 있는 상황은 큰 부담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충당금을 대거 적립할 경우, 또 다시 기업은행의 수익성은 악화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박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기업은행은 NIM 하락에 의한 핵심이익 감소로 이익체력이 낮아지고 있다"며 "기업여신 중심의 포트폴리오, 초저금리 대출 확대 등이 주요인으로 해석되며 향후 시장 금리 반등과 기업은행 NIM 반등 시점이 본격적인 펀더멘털 개선 시점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기업은행의 공적 역할은 여전히 실적 및 주가에 부담 요인"이라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속적인 유상증자, 소상공인 관련 저금리 대출 확대 등 불확실성의 선제적 해소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 기업은행의 올해 실적이 마이너스로 예상되면서 '낙하산' 타이틀을 벗기 위해 실적으로 증명해야하는 윤종원 기업은행장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연합

기업은행의 이 같은 실적 전망은 올해 취임한 윤종원 은행장에게도 부담이다. '낙하산 인사'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실적으로 증명해야 하지만, 올해 성적표는 과거 내부 출신 행장 당시와 크게 비교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앞서 윤 행장은 취임 직후 실적으로 보여주겠다는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2월 윤 행장은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본인이 낙하산이라고 생각하느냐"는 김성원 미래통합당 의원의 질문에 낙하산 문제가 내부에서 왔느냐, 외부에서 왔느냐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성과로 판단해 달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결과는 마이너스였다. 이전 행장들과 비교해도 부진하다. 내부 출신 행장이 집권했던 지난 10년 간 기업은행의 순이익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권선주 전 행장 당시 당기순이익은 9.72% 늘어났고, 김도진 전 행장 당시인 2017년에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9.5%(3439억원)나 크게 늘었고, 2018년에도 17%(2561억원) 증가 등 꾸준히 두 자릿수로 성장해왔다.


마이너스 성적표는 1년 째 수익성 개선 방안을 못 찾고 있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게 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꾸라진 실적 원인이 순이자마진 하락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2018년까지 두 자릿수 성장한 기업은행의 실적은 2019년 들어서도 상반기 당기순익(연결 기준) 9859억원을 보이며 양호한 실적을 이어갔다. 두 자릿수 성장은 아니었지만 반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약 5.2%(487억원) 늘면서 지난해 역시 최고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들어 기업은행의 실적은 고꾸라졌다.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연결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7%(1412억원) 급감한 3819억원을 기록했으며, 4분기 역시 14.6%(443억원)나 크게 줄은 2597억원에 그쳤다. 반기 기준으로는 22.5%(1858억원) 감소한 규모다.


당시 기업은행은 "급격한 시장금리 하락 등으로 순이자마진(NIM)이 연간 0.09%포인트 하락하면서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며 "지속적인 중소기업 지원과 더불어 중기금융 노하우에 바탕을 둔 혁신금융으로 수익성 개선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1년이 넘도록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취임 당시 낙하산 논란이 있었던 만큼 윤종원 행장 본인의 말처럼 실적으로 보여줘야하는데 올해 내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순이자마진 개선 노력에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속적인 유상증자와 소상공인 관련 저금리 대출 확대 등 불확실성의 선제적 해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