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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요 차단" 대출 규제…막차 수요 더 자극 할 수도

30일에 대출 끊긴다, 마통·신용대출 막차 수요 폭발…규제 사례 나오면 더 커질듯

풍선효과 벌써부터 예고, 대출 급증 현상 못 막는다…"패닉대출, 당국이 불붙였다"

이윤형 기자 (y_bro_@ebn.co.kr)

등록 : 2020-11-24 10:44

▲ 정부가 예고한 대출 규제 시행일보다 일부 시중은행들이 일주일 빠르게 자체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대출 막차수요를 더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연합

정부가 예고한 대출 규제 시행일보다 일부 시중은행들이 일주일 빠르게 자체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대출 막차수요를 더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초 금융당국이 고소득자를 대상으로 대출 규제에 나선다고 밝히면서 '가수요'에 따른 대출 급증현상 등 역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 대출 규제 적용 사례가 예정보다 먼저 나오면서 이를 더 증폭시킬 것이란 우려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오는 30일 예고된 가계대출 규제 시행보다 앞서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막차 행렬에 합류하려는 대출 수요가 몰린 데 따른 조치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이달 말부터 연소득 8000만원이 넘는 고소득자가 총 신용대출액 1억원을 초과하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은행들이 통상 연소득의 1.5배 정도를 신용대출로 내줬다면 앞으로는 대출 가능 금액이 최대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DSR은 모든 가계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을 연간 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뿐 아니라 신용대출과 카드론을 포함한 모든 금융권 대출 원리금 부담을 반영한다.


이에 따라 현재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 '막차'를 타려는 대출 수요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19일 기준 5대 시중은행신용대출 잔액은 131조354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국의 신용대출 규제 발표(13일) 후 일주일만에 1조5000억원 이상 불어난 셈이다. 특히 5대 은행의 일일 신규 마이너스 통장 개설 수는 12일 1931개였지만 18일에는 4082개로 두 배를 넘겼다.


이 같은 가수요를 차단하기 위해 은행들은 자체적으로 당국 규제 시점보다 약 1주일이나 앞서 조이기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당·타행 포함 1억원 초과 신용대출 고객(차주)과 연소득 대비 200%를 넘는 대출신청에 대한 자금용도 심사를 강화한다.


연소득 대비 가계빚 비중을 의미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40% 이내로 취급하는 등 소득 대비 과도한 신용대출 취급을 줄이기 위해서다.


1억원 초과 대출은 본건 300만원 이하 소액 신용대출은 예외고, 연소득 200% 이내 취급 조치도 대외기관 협약상품(공무원, 사립학교교직원, 군인 등), 사잇돌 중금리대출 등 서민금융상품은 포함되지 않는다.


우리은행도 오는 25일부터 '우리 WON하는 직장인 대출'의 최고 한도를 종전 2억 원에서 1억 원으로 줄인다. DSR 규제는 전산시스템 작업이 완료되는 대로 적용할 방침이다. 30일보다 앞선 다음 주 중 실행될 예정이다.


이밖에 신한·하나·농협은행은 예정대로 30일부터 DSR 규제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이미 정책 취지와 반대로 기존에 없던 막차 '가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 은행별로 규제 시점이 다를 경우 막차 수요는 더 자극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규제 시행 전 최대한 대출을 받아 놓으려는 '대출 사재기' 현상이 나타고 있는 상황에 '(대출 규제를)기 시행 중인 A은행에서 줄어든 한도로 대출 받았다'는 고객 사례까지 나올 경우 대출자들의 불안심리를 더 자극 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액 대출은 고객 사례에 민감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은행 대출 관련 문의가 빈번해졌다. 여기에 달리는 댓글은 '미리 대출을 받는 것 밖에 답이 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은행 지점도 마찬가지다. 현재 은행 지점은 이번 규제와 관련해 대출 가능여부에 대한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미리 대출을 받아두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일부 은행의 앱 서비스와 지점 대출 창구가 상담문의로 포화 상태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짐에 따라 대출 받기가 비교적 쉬운 비은행권으로 수요가 넘어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결국 신용대출 급증세를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대책은 고소득자를 타깃으로 한 대출 억제 정책이지만 정책 취지와 반대로 기존에 없던 가수요까지 불러일으키고 있고, 이를 다시 막기 위한 추가적인 대책이 대출 수요에 다시 불을 붙이는 모양새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급증하는 대출을 막기 위한 정책 취지가 무색하게도 시장에선 지금 당장 필요가 없더라도 미리 대출을 당겨 놓자는 '패닉 대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정부가 신용대출 급증세를 부추긴 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