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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국에 20만원 해외특화카드 홍보하는 SC제일은행

신용카드 매출액 전년대비 35.3% 급감…'시기역행 마케팅' 불사

저조한 혜택·까다로운 발급행태 "카드업계서 위협적이지 않아"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등록 : 2020-11-24 16:13

▲ '시그마카드' 플레이트ⓒSC제일은행

SC제일은행이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연회비 20만원에 달하는 해외이용 특화 신용카드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시기역행 마케팅'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용카드 매출액이 급감하자 고객의 니즈보다는 자사의 수익성을 우선 고려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24일 SC제일은행 고객 A씨에 따르면 이 은행은 "11월 우수고객으로 선정돼 별도의 소득서류 없이 고객님의 생활패턴에 맞는 카드를 선택해 발급 가능하다"며 △시그마카드 △뉴타임카드 △리워드W카드 발급을 안내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 고객은 적금 만기를 앞두고 있어 유동자금이 곧 발생하게 된다.


시그마카드는 연회비 20만원에 달하는 프리미엄 신용카드다. 외화현찰 환전 시 90% 환율우대와 해외이용수수료(0.35%) 면제 혜택을 제공한다. 전세계 600여개 공항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는 '프라이어리티 패스(Priority Pass)' 카드를 발급해준다. 국내외 온라인 구매, 모든 병원, 해외 사용분에 대해 한도 없이 1.5% 포인트, 일반 가맹점에서 1%를 적립한다.


타사 카드와 비교했을 때 해외여행 외에 특별히 높은 혜택은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씨티은행의 '씨티 리워드 카드'는 최대 1.5% 한도없는 기본적립, 최대 20% 특별적립을 제공한다. 수협의 'Real? Real!' 카드는 연회비 1만2000원에 전월 실적 없이 모든 가맹점 1.2%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해외 가맹점 이용액의 7%를 돌려주는 우체국의 '고(go) 캐시백 글로벌 체크카드'도 눈길을 끈다.


해외여행에 특화한 카드지만, 코로나19로 해외 출국자 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현 상황을 고려하면 활용성이 크게 떨어진다. SC제일은행의 시그마카드 홍보는 카드업계가 해외여행 관련 마케팅을 줄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뉴타임카드의 경우 오전 7~9시에 편의점과 제과점에서 5% 할인, 낮 12시에서 오후 2시까지는 음식점 및 커피전문점에서 5% 할인하는 식으로 시간대별 할인혜택이 제공되는 카드다. 그러나 정해진 시간 외 결제 시 할인율이 0%이므로, 은행이 일률적으로 설계한 생활사이클에 고객이 맞춰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용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뉴타임카드는 11월 '활성화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카드업계에선 SC제일은행이 상품개발 등 신용카드 사업에 적극 투자하지 않고 마케팅으로 실적을 끌어올리려 한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빈약한 신용카드 라인업으로 "신용카드는 쓸만한 게 없어서 안 만들었다"는 고객 반응도 있다. 시그마카드와 뉴타임카드가 주력 상품으로 꼽히는 상황이다.


고객 접근성도 카드사에 비하면 크게 떨어진다. 신용카드는 고객이 직접 은행창구를 방문해야 만들 수 있다. KB국민카드의 경우 '카드 심사∙발급 자동화 시스템'을 가동하는 등 기존 카드사의 편의성에 익숙해진 카드고객이 SC제일은행에 친밀감 느끼기 어려운 셈. 아울러 SC제일은행은 타사 카드 신규발급 건수가 일정 이상이면 카드 발급을 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카드발급 까다로운 은행"으로 정평나있다.


이런 보수적 태도를 견지해온 것과 달리 '홍보모드'로 변신한데는 이 은행의 저조한 매출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 3분기 SC제일은행의 신용카드 업무 매출액은 2조6203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559억원) 대비 35.3% 줄었다. 수수료 수입액은 45.5% 급감했다. 전업계 카드사들이 코로나19 여파에도 매출을 방어한 반면 SC제일은행은 매출 악화가 본격화했다는 분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SC제일은행은 카드업계에서 크게 위협적이지 않다"며 "동종 전업계 카드사를 경쟁상대로 꼽을 순 있지만 SC제일은행에게는 그럴 이유를 느끼지 못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