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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라임 제재심 '하세월'…수장연임은 '한시름 덜어'

라임 사모펀드 제재심 예상 12월에서 내년 2월로…절차상 상반기는 지나야 결론 날 듯

연말연초 임기만료 앞둔 은행장은 불확실성 해소…수위에 촉각 "경감 물밑작업 예상도"

이윤형 기자 (y_bro_@ebn.co.kr)

등록 : 2020-12-09 11:01

▲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 사모펀드' 판매 은행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제재심의위원회가 내년으로 미뤄졌다. 심의 대상 중 최고경영자(CEO) 연임을 앞둔 은행들은 안도감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연합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 사모펀드' 판매 은행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제재심의위원회가 내년으로 미뤄졌다. 심의 대상 중 최고경영자(CEO) 연임을 앞둔 은행들은 일종의 안도감도 있다.


지난달 판매 증권사의 전·현직 CEO에게 문책 경고 또는 직무 정지의 중징계 처분을 받은 만큼 은행권도 높은 징계 수위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당초 이달 착수로 예정됐던 제재심 기한이 미뤄지면서 연임 여부 결정 시점이 징계 통보 예상 시기보다 앞서 거취에 대한 불확실성은 어느정도 해소됐기 때문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라임펀드 판매 은행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첫 제재심은 내년 2월은 돼야 열릴 것으로 보인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달 초 "은행은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며 "가능하면 12월 중에 시작은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그는 지난 7일 "(라임 펀드 판매 은행에 대한) 제재는 아마 내년 2월쯤 들어가야 할 것 같다"라고 말을 바꿨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은행에 대한 검사는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윤 원장은 2월을 언급했지만, 제재심은 이보다 더 늦춰질 가능성도 나온다. 금감원은 제재심을 열기에 앞서 통상 보름, 늦어도 열흘 전에는 대상 기관에 사전통지서를 보내는데 현재까지 라임 판매 은행 가운데 통지서를 받은 곳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라임펀드를 판매한 은행은 총 8개사다. 은행별로 라임펀드의 판매 규모는 우리은행이 3577억원으로 가장 많고 신한은행 2769억원, 하나은행 871억원순이다. ▲부산은행 527억원 ▲경남은행 276억원 ▲NH농협은행 89억원 ▲IBK기업은행 72억원 ▲KDB산업은행 37억원이 그 뒤를 이었다.


현장검사가 마무리된 곳도 있지만 하나은행을 비롯해 아직 검사가 끝나지 않은 곳도 있다. 금감원은 표준검사처리기간(180일 이내에서 금감원장이 정하는 기간) 등을 고려해 검사 절차가 마무리되는 은행부터 내년에 차례로 제재심에 올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다만, 먼저 시작한 증권사에 대한 제재심도 아직 결론 내리지 못한 상황이라 예상보다 더 미뤄질 가능성도 나오는 중이다. 일각에서는 내년 상반기 끝 무렵에 제재심이 열릴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제재심 기한이 계속 밀리면서 수장 연임을 앞둔 은행들의 불확실성은 지워지고 있다. 통상적으로 금감원 제재심은 검사의견서를 금융사에 보낸 이후 1개월에서 4개월이 소요되며, 소명 자료 검토부터 제재심 위원 선정까지 최소 4주가 걸린다. 또한 제재심 개최에 앞서 10~15일 전에 사전통지서를 보낸다.


금감원이 예고한 2월, 제재심이 바로 시작된다 해도 첫 제재심 개최 이후 실제로 징계 효력이 발생하기까지도 1~2달 이상이 더 소요될 전망인 만큼 결론은 내년 상반기는 지나야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 개인 제재 대상은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2018~2019년 라임펀드가 집중적으로 판매됐다는 점을 참고하면 이 시기 행장을 맡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전 우리은행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전 하나은행장), 지성규 하나은행장, 위성호 흥국생명 부회장(전 신한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 등이 제재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중 올해 말과 내년 초 임기 만료 대상은 진옥동 신한은행장(2020년 12월)과 지성규 하나은행장(2021년 3월)이다. 진 행장과 지 행장 모두 은행장 임기를 2년밖에 보내지 않았다는 점과 올해 경영성과를 고려하면 연임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동안 가장 큰 변수는 라임펀드 제재심 결과였다. 제재 수위는 ▲주의 ▲주의적 경고 ▲문책 경고 ▲직무 정지 ▲해임 권고 등 5단계로 나뉘는데, 문책 경고 이상 중징계를 받으면 해당 CEO는 연임이 제한되고, 3~5년 간 금융권에 취업도 할 수 없다. 하지만 제재심 절차상 이마저도 해소됐다는 평가다.


금융권 관계자는 "제재심 결과와 관계없이 임기 만료를 앞둔 은행장 연임은 무리 없이 진행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이제 징계 수위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차기 하나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경우 DLF 사태로 이미 중징계를 받아 금감원과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한 번 더 징계를 받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은 부담이라는 이유에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은 사모펀드 사고와 관련 자신들도 피해자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CEO 중징계는 과도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며 "경영 공백을 불러올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에 제재 수위를 낮추기 위한 은행들의 물밑 움직임도 분주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