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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에 점포 규제까지…은행권 압박 '첩첩산중'

배당성향 축소 폭 예상보다 큰 5~6%포인트…"주가 회복도 못했는데" 주주가치 훼손 가닥

연장 불가 의견에도 "이자상환 유예 불가피하다"…'이자 제한·이익 공유제' 현실화 우려도

이윤형 기자 (y_bro_@ebn.co.kr)

등록 : 2021-01-22 10:55

▲ 은행권에 대한 금융당국의 압박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구글

은행권에 대한 금융당국의 압박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금융지주의 배당금액을 축소할 것으로 보이는데다 은행의 점포 폐쇄를 보다 까다롭게 만드는 내용의 '은행업 감독업무시행세칙 개정안'을 사전예고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오는 3월 끝나는 소상공인, 중소기업의 대출 만기 연장 및 이자 상환 유예조치는 재연장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모습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오는 27일 예정된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금융지주사들의 배당제한폭과 배당제한 대상을 확정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이 회의에서 배당성향을 종전보다 5~6%포인트 낮추는 안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괄적으로 배당성향을 20% 등으로 정하면 담합으로 여겨질 수 있는 만큼, 범위를 정해주고 금융지주들이 각자 사정에 맞게 결정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 같은 방안이 현실화될 경우 금융지주사들의 2020년 결산 배당은 전년 25~26%의 배당성향에서 최대 19~22%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축소 폭도 예상보다 크다. 당초 금융지주는 올해 배당성향을 지난해보다 2~4%포인트 가량 낮출 것으로 예상했었다.


금융지주 배당 축소는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금융 부실에 대비하기 위해 배당을 자제하고 이익금을 유보하라는 금융당국의 권고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권은 주주가치 훼손이 불가피하다고 토로하고 있다.


올해 대부분 주식은 지난 3월 코로나19 사태가 극심할 당시 급락 상황을 이겨내고 제자리를 찾았지만, 은행주는 아직도 3월 이전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가 회복을 위해서라도 배당으로 주주이익을 올려야하는데 이마저도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이라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금융지주들 배당 축소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 이후 경제상황에 대해 스트레스테스트를 해봤더니 'L자형(반등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부 금융지주마저 통과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배당을 줄이고 충당금을 더 쌓으라는 권고다.


영업 전략과 판관비 관리의 핵심인 점포 폐쇄도 제동이 걸렸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은행의 점포 폐쇄를 보다 까다롭게 만드는 내용의 '은행업 감독업무시행세칙 개정안'을 사전예고했다.


이 개정안은 은행들이 점포를 폐쇄할 때 시행한 사전영향평가 결과를 금융당국에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은행연합회는 2019년 '은행권 점포 폐쇄 공동 절차'를 마련해 은행들이 점포를 폐쇄할 때 사전영향평가를 하도록 자율규제안을 만들어놨는데, 앞으로는 이 결과를 당국에 보고하도록 개정했다.


은행들이 점포를 없애려면 외부 전문가가 참여한 영향평가 결과를 3개월마다 금융 당국에 보고토록 명시했다. 은행권 자율규제에 따라 내부적으로만 영향평가를 거치면 됐던 점포 폐쇄 문턱이 대폭 높아지는 것이다.


은행들은 고령층과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에 공감하면서도 당국의 개입이 과도하다는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거래의 확산으로 점포 폐쇄는 추세적으로도 사실상 불가피하다"며 "수익성 대비 고비용·비효율 점포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논의 중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실시 중인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조치도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9일 올해 업무계획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이후 시행됐던 금융권의 대출 만기 연장 및 이자유예 조치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동안 은행들은 대출만기 연장과 별개로 이자유예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줄곧 밝혀왔다. 시중은행장들은 지난해 12월 은 위원장이 개최한 '코로나19 대응정책 평가 간담회'에서 기업 이자유예 조치는 연장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은 위원장은 "전 금융권 만기연장·상환유예, 금융규제 유연화 등 한시적 금융지원 조치는 방역상황, 실물경제 동향, 금융권 감내여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연장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금융권의 건전성이나 수익성을 볼 때 충분히 감내할 수준으로 판단되며, 또 대부분 많은 차주들이 돈을 갚고 있기 때문에 큰 걱정 없이 다시 한번 만기연장을 해도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 대한 정부와 당국의 규제 압박이 이어지면서 현재 언급되고 있는 '은행 이자 제한'도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19일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최근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가장 큰 이익을 보는 업종은 금융업"이라며 "은행권도 금리를 낮춰주거나 불가피한 경우 이자를 중단하는 등의 방식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신중해야 한다"며 선긋기에 나섰지만, 금융권의 긴장도는 높아지는 모습이다.


이익공유제의 범위가 당초 언급됐던 플랫폼 기업에서 금융권까지 넓어지면서 불만도 커지고 있다. 이익공유제는 당초 코로나19의 여파로 수요가 폭증한 온라인 쇼핑, 음식 배달 등 플랫폼 기업을 대상으로 삼았다. 하지만 민주당이 지난 15일 이익공유제 본격 논의를 위한 포스트코로나 불평등해소TF(태스크포스) 1차 회의에서 "카드사도 코로나 재난지원금으로 수수료 수혜를 본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며 범위가 금융권까지 확대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익공유제 하나로 소상공인, 중소기업에 적용 중인 대출 상환 유예의 재연장 외에 금리도 깎아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이익공유제 추진을 위해 최대 5000억원 규모의 사회연대기금을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재원 조달 방식은 국채 발행과 기업의 자발적 기부를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자상환 유예 조치에 점포 축소 관리 강화 등 수익성 관리에 제동이 걸린 상황에 현재 논의 되는 금융정책은 과도하다는 반응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위기가 발생하면 각종 정책들에 지원 및 참여하는 것은 금융사의 역할이지만 최근에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최근 당국과 정부의 요구들은 주식회사로서 기업이윤을 추구하지 말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