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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공익이사?…이름 바꾼 노동이사 이번엔

4전5기 노동이사제 이번엔 '사모펀드 해결·책임'에 초점…국민연금 책임도 거론

쟁점은 주주설득…주 목적 '경영권'으로 동의 얻기 힘들어 '지난친 간섭' 우려도

이윤형 기자 (y_bro_@ebn.co.kr)

등록 : 2021-01-25 16:04

▲ 류제강 KB국민은행 노동조합 위원장이 공익적 이사 선임 요구 기자회견에서 금융공공성 확보를 위한 공익이사 선임을 촉구하고 있다.ⓒebn

KB국민은행 노조가 노조추천이사제 4전5기에 도전한다. 매번 당위 주제를 바꾸며 시도했지만, 번번히 실패한 노동이사제가 이번엔 주주들의 동의를 얻을지 관심이 모인다.


국민은행 노조의 사외이사 추천 시도는 이번이 다섯 번째다.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 추진한 제도로 지난 2017년부터 시도되고 있지만, 매번 주주들의 동의를 얻지 못해 불발되고 있다.


이 때문에 도입 초기 노동이사제 도입과 관련해서 구체적인 청사진을 가지고 금융기관들이 노동이사제가 금융소비자를 위해 왜 필요한지 설득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이후 노조와 공공연대는 매번 새로운 주제를 내걸고 주주들에게 도입 당위성을 설명하는 모습이다.


실제 노동이사제는 지난 2017년부터 노동이사제, 근로자이사제, 노조추천이사제, ESG전문이사제로 당위 주제마다 새 이름을 달고 있다.


노조는 이번 노동이사제 도입의 이유로 지난 2019년 발생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불완전판매 사건 해결을 내걸었다. 사모펀드 부실에 따른 금융소비자 피해를 양산한 주요 금융회사들의 책임을 묻고, 금융 공공성을 제고하기 위해 '공익적 이사' 선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5일 노조와 연대는 "지난 2019년 9월 DLF 불완전판매 사건을 시작으로 라임, 옵티머스 펀드사기 사건 등 현재까지 6~7조원에 달하는 환매중단 사태가 발생했다"며 "그동안 금융당국의 발표 등을 통해 이들 대형 금융피해 사건의 주 원인은 금융회사들의 극단적인 실적우선 경영과 무책임한 금융상품 판매에 있음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익적 이사 선임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류제강 국민은행 노조 위원장은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은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 금융회사가 국민의 재산을 기반으로 운영되므로 이에 책임을 다할 의무가 있고, 금융업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고려하면 운영의 공공성 확립이 매우 중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피력했다.


이어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공익이사를 선임해 금융소비자 보호 및 금융의 공공성 제고를 위한 역할을 맡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조와 연대는 추천이사제 도입을 위해 국민연금의 책임도 언급했다. 주요 금융지주회사의 지분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해 공익이사 도입을 요구해야한다는 것이다.


노동이사제 도입 과정에 국민연금을 언급한 것은 최근 국민연금이 국내외 기업 주총에서 노동이사제를 반대한 것으로 밝혀진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가 노동이사제 확산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국민연금은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노동이사제(근로자 추천 이사제) 도입을 추진할 때마다 반대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주제안의 실효성이 크지 않을 뿐 아니라 주주제안에 따라 이사회 체계가 변경될 경우 주주가치 감소가 우려된다는 것이 국민연금 측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국민연금은 2018년부터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이 노동이사제 도입 차원에서 제안한 '우리사주조합 추천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부정적 견해를 표시했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정부가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고 주주제안을 하겠다고 했음에도 노동조합이 어렵게 제안한 주주제안에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지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국민연금이 공익적 주주제안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이사제에 도입 목적은 매번 바뀌고 있지만 대주제는 노조의 경영권 참여로 고정돼 있는데다, 노조의 경여권 참여는 기업 가치에 큰 영향을 주기 힘들다는 판단에서 주주 설득은 쉽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 나온다.


심지어 금융권에선 근로자이사제가 노조의 지나친 경영권 간섭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근로자 추천 사외이사가 노조의 목소리만 대변할 경우 주주, 고객 등의 권리 침해도 우려된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 우리사주조합 등이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노동이사제 도입을 위한 주주 내 영향력을 높일 전략도 병행하고 있지만, 주주 설득은 결국 '기업 가치 확대'로 경영권 참여만을 위한 노동이사제는 동의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