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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기업銀 라임배상 65~78%…배상안 아니고 협상안?

분조위 조정 수용 KB증권 징계 "직무정지에서 문책경고"…은행도 "일단 수용" 분위기

소비자 피해 구제 여부도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피해자 "봐주기식 제재 안 된다"

이윤형 기자 (y_bro_@ebn.co.kr)

등록 : 2021-02-24 11:43

▲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가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해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에 증권사보다 높은 비율의 배상률을 결정했다. 이들 은행은 분조위 권고를 수용할 지 여부를 검토 후 결정할 예정이지만, 반응은 반발보다 수용 쪽으로 기운 모습이다.ⓒ연합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가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해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에 증권사보다 높은 비율의 배상률을 결정했다. 이들 은행은 분조위 권고를 수용할 지 여부를 검토 후 결정할 예정이지만, 반응은 반발보다 수용 쪽으로 기운 모습이다.


이번 분조위 결과 수용 여부가 향후 제재심에서의 감경 사유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이번 결정을 정무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분조위 권고가 배상안이 아닌 협상안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24일 금감원은 전날(23일) 열린 분조위에서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의 투자 손실(3명)에 대한 배상 비율을 65~78%로 결정했다.


분조위는 손해배상 비율 산정 기준으로 영업점 판매 직원의 적합성 원칙과 설명 의무 위반에 대해 기존 분쟁 조정 사례와 같이 30%를 우선 적용하고 본점 차원의 투자자 보호 소홀 책임 등을 고려해 우리은행은 25%, 기업은행은 20%를 공통으로 가산해 우리은행 55%, 기업은행 50%의 기본 배상 비율을 산정했다.


분쟁조정 대상은 손실 미확정 펀드다. 원칙적으로는 손해배상이 진행되려면 펀드가 환매 또는 청산이 종료돼야하지만, 라임 펀드들의 만기가 아직 많이 남은 점과 피해자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금감원은 '추정 손해액 방식'의 분쟁조정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라임 펀드의 경우 손실 확정을 하려면 최소 2025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추정 손해액 방식 분쟁조정은 미상환금액을 손해액으로 보고 분조위에서 정한 배상비율에 따라 우선적으로 배상하고, 추가 회수액도 배상 비율에 부합하도록 사후 정산하는 식을 말한다. 펀드 청산 시 실제 손해액이 먼저 지급된 배상액보다 적을 경우, 판매사는 상환액에서 초과 지급분을 차감한 나머지 금액을 지급한다.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은 분조위 권고 수용 여부를 검토 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금융권은 은행들이 이를 수용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금융사들은 '손실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배상할 수 없다'며 금감원의 추정 손해액 기준 배상 추진에 반발하는 반응을 보였지만, 곧바로 있을 제재심을 앞두고 '일단 수용하자'는 쪽으로 선회한 분위기다.


회장과 행장, 주요 임원은 물론 기관까지 대다수 중징계를 사전 통보받은 은행들로선 제재 수위를 낮추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분조위 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어서다. 실제 박정림 KB증권 대표의 경우 분조위의 조정을 받아들인 후 징계수위가 직무정지에서 문책경고로 낮아진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펀드 불완전 판매 등에 따른 징계 절차에서 판매업체들의 소비자 피해 구제 여부도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이라며 "분조위의 배상안 수용으로 징계 수위가 낮아진 사례가 있는 만큼 은행들은 이번 결과를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분조위 결정과 은행들의 수용 여부로 펀드 사태가 마무리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피해자들의 입장은 배제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펀드 사태 피해자 등은 금감원이 봐주기식 제재를 해서는 안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라임·옵티머스 펀드 등 사모펀드 사태 피해자 등으로 구성된 전국 사모펀드 사기피해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사기펀드 판매 당시 잘못을 따지고 징계하는 제재심이 제재보다 금융기관 미래를 위해 봐주기 징계를 하겠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며 "홍성국 의원의 금융사 감싸기 요구가 금융사 CEO 징계 완화 압력으로 작용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앞서 지난 17일 진행된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라임 펀드 판매사 CEO 징계가 과도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만약 은행들의 수용으로 금감원의 징계 경감이 현실화하면 피해자들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대위는 라임펀드 관련 분조위 결정도 탐탁치않은 반응이다. 라임 펀드 관련 분조위와 관련 공대위는 '착오에 의한 취소'에 따라 원금 100% 반환 결정을 내릴 것을 촉구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분조위가 배상안을 결정했고 은행들도 이를 수용하는 분위기로 가닥이 잡히면서 피해구제가 일단락될 것이란 반응이 나오고 있지만, 피해자들이 이를 수용하기에는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았다"며 "펀드 사태가 매듭지어지기 까지는 좀 더 시간이 소요될 것"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