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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택 10년된 다자녀 세대주, 강남3구 분양 '안정권'

올해 강남3구 85㎡ 이하 가점 커트라인 44점…평균 62점
인기 단지 70점대 넘어…신혼부부 등 젊은층 절대 불리

서영욱 기자 (10sangja@ebn.co.kr)

등록 : 2017-10-11 14:15

▲ 래미안 강남포레스트 견본주택 모습 ⓒ삼성물산

#. 강남 입성을 준비하며 자금을 모아 온 서울 금천구에 거주하는 이모씨(37세). 하지만 청약가점제에 발목이 잡혀 강남 입성을 더 미뤄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씨의 현재 청약점수는 43점대. 강남권 평균 가점이 60점을 넘긴다는 소식에 혀를 내둘렀다. 아이를 더 가질 생각은 없는 이씨가 가점을 높일 방법은 최소한 5년간 더 무주택기간을 유지하는 길 뿐이다.

8.2부동산대책의 후속 조치로 이달부터 서울에서 분양하는 아파트의 청약가점제 비율이 높아지면서 수요자들의 청약 전략 개편이 불가피해졌다. 강남권에서는 무주택 기간이 10년 이상, 최소한 자녀가 두 명 이상 있어야 가능한 60점대여야 당첨을 기대할 수 있다.

정부는 지난달 20일부터 8.2대책의 후속 조치로 투기과열지구의 가점제 비율은 85㎡ 이하 주택의 경우 100%로 확대된다.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서는 85㎡ 이하 주택은 75%로 늘어나고 85㎡ 초과 주택은 새롭게 30%가 적용된다.

전 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있는 서울의 경우 85㎡ 이하 주택은 모두 100% 가점제로 입주자를 뽑는다.

이전에는 85㎡ 이하 주택은 강남의 경우 75%만 가점제를 적용해 청약가점이 낮은 수요자도 25%로 뽑는 추첨제로 당첨을 기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청약제도 개편으로 실수요가 몰리는 중소형 타입은 청약가점이 낮다면 사실상 당첨이 불가능해졌다.

11일 아파트투유를 통해 올해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서 분양한 단지의 평균 가점을 조사한 결과 84점 만점에 무려 62점이었다.

1월 분양한 '방배아트자이'의 경우 59㎡형은 평균 49~55점, 84㎡형은 50~51점이 평균이었다. 9월 분양한 '신반포센트럴자이'의 59㎡형 평균 가점은 무려 71~77점, 84㎡형도 73~75점으로 높았다. 같은 달 분양한 '래미안 강남포레스트' 59㎡형의 평균 가점도 69점으로 높았다.

청약가점은 84점 만점으로, 부양가족수(최고 35점), 무주택 기간(최고 32점), 청약통장 가입기간(최고 17점) 순으로 비중이 높다.

강남 평균 가점인 62점을 받으려면 예를 들어 14년 이상 된 청약통장(16점)을 보유하고 있고 무주택기간이 12년 이상(26점), 그러면서 부인과 자녀 2명 등 부양가족이 3명(20점)인 경우에 해당한다.

올해 강남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커트라인도 49점으로 높은 수준이다. 올해 강남권에서 분양한 단지 중 가점이 가장 낮았던 주택은 '방배아트자이' 59㎡A형의 49점이었다. 49점은 청약통장 10년 이상(12점), 무주택기간 10년 이상(22점), 부양가족수가 2명(15점)일 경우 해당된다.

51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신반포센트럴자이' 59㎡C형의 경우 평균 가점이 무려 77점에 달했다. 청약통장 13년 이상(15점), 무주택기간 30년 이상(30점), 부양가족수 5명(30점)일 때나 가능한 점수다.

현재 강남권에서 분양이 임박한 단지는 △강남구 상아2차(122세대), 청담삼익(157세대), 개포8단지(1766세대), 구마을1지구(109세대) △서초구 서초우성1차(192세대), 삼호가든3차(219세대) △송파구 거여2-2지구(378세대) 등이다.

하지만 청약가점에서 무주택기간과 부양가족수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젊은층에게 청약 당첨은 하늘의 별따기라는 지적이다.

A씨는 "10년 가까이 청약통장을 만들어 매월 꾸준히 돈을 넣어 왔는데 무용지물이 됐다"며 "가족을 일부러 더 늘릴 수도 없고 무주택기간 때문에 전세를 전전할 수 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인기 단지의 경우 부양가족수가 4~5명, 무주택기간도 15년 이상이 돼야 안정권이기 때문에 40~50대 중장년층이 아니면 도달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주택 구입 능력이 있으면서도 전세로 살고 있는 '무늬만 무주택자'인 자산가들이나 부모가 마련해준 전셋집에 살며 부담 없이 무주택기간을 늘려 온 '금수저'들만 유리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중소형으로 구분되는 59㎡형의 경우 5~6식구가 실거주하기에는 어렵다"며 "중소형 입주자를 선정하면서 부양가족수가 많은 입주자에게 우선권을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 주택형별로 부양가족수는 조정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