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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부양' 발로 뛰는 금융지주 회장들

'미국·캐나다, 일본으로' 해외 투자자유치 목적…자사주매입 '최근 해외IR출장'
연초이후 주가하락 지속에도 실적 기대감에 상승세 전망 "고배당주 매력 부각"

이윤형 기자 (y_bro_@ebn.co.kr)

등록 : 2019-05-21 16:54

▲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이 주가 부양을 위해 올해 초부터 이어진 잇따른 자사주 매입에도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급기야 발품을 팔고 나서고 있다.ⓒ각사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이 주가 부양을 위해 올해 초부터 이어진 잇따른 자사주 매입에도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급기야 발품을 팔고 나서고 있다.

4대 금융지주의 주가가 하반기 시작을 보름 앞두고도 연초대비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곳도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최고경영자들은 올 초 자사주 매입에 이어 최근에는 글로벌 투자 유치를 위해 직접 해외출장에 나서고 있다.

먼저 지난달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열흘간 캐나다 토론토와 미국 샌프란시스코 등을 방문해 신한의 중장기 전략과 성과를 공유했다.

이번 출장에서 조 회장은 AGF 인베스트먼트, 맥킨지 금융, CI 인베스트먼트 등 캐나다 연금을 운용하는 초대형 운용사와 캐피탈 월드 인베스터 등 대형 글로벌 자산운용사를 방문해 신한금융의 프로그램을 알리고 투자자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도 지난달 미국 출장 길에 올랐다. 윤종규 회장은 앞서 지난달 말 중국 하이난 성에서 열린 보아오 포럼에 참석한 뒤 홍콩으로 이동해 해외 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하기도 했다.

윤 회장은 올해 하반기 영국을 비롯한 유럽에서 해외 기업설명회(IR)를 계획하는 등 글로벌 접촉면을 넓힐 예정이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19일부터 3박4일간 일본과 홍콩 지역 해외투자자 대상 해외 IR을 실시했다.

이번 IR 일정 동안 손태승 회장은 국부펀드 및 글로벌 대형 자산운용사, 연기금 등의 해외투자자들을 만날 예정이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면담 요청이 쇄도하여 당초 계획보다 일정을 늘렸다. 손 회장은 오는 8월 하순경에도 미국 등 북미 지역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IR을 실시할 계획이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올해 들어 외국인 지분율이 2% 이상 증가하는 등 글로벌 투자자들의 투자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손태승 회장의 해외IR은 장기투자자들로부터 우리금융그룹에 대한 신뢰를 공고히 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해외 출장을 통해 하나금융의 글로벌 확장 경영을 모색하고 해외 투자 유치를 위해 투자자들에게 경영 성과를 공유할 계획이다.

금융지주들이 자사주 매입이나 투자자 대상 기업 설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큰 폭으로 상승하던 은행주들이 지난해 이후 약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연초대비 주가 상승 폭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중 연초대비 주가가 눈에 띄게 오른 곳은 신한금융 한 곳밖에 없다. 하나금융도 주가 상승을 기록했지만 0.69% 상승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하락세를 기록하는 곳도 있다. KB금융은 연초 주가 4만5950원에서 4만5700원으로 0.54% 하락했고, 우리금융은 지난 1월 재상장 당시 주가 1만5300원에서 11%나 감소해 현재는 1만3700원에 머무르고 있다.

주가 하락의 가장 큰 배경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외면이다. 외국인들은 최근 1년간 국내 은행주를 1조원 가량 순매도하면서 은행주 평균 보유 비중이 56.4%까지 떨어졌다. 국내 은행주의 경우 외국인 주주의 보유량이 60~70%에 이를 정도로 많아 이들이 떠날 경우 주가에 바로 영향이 나타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은행주가 실적기대감에 힘입어 한동안 상승세를 이어갈 거란 전망도 나왔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주 은행주는 코스피 대비 약 6.4%포인트 초과 상승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은행주가 당분간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할 것이라는 견해를 유지한다"며 "타 업종보다 실적 안정성이 높아 펀더멘털 매력이 높은데다 고배당주로서의 매력도 부각될 수 있어 방어주 역할을 충실히 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원·달러 환율만 하락으로 방향을 전환할 경우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심리가 더욱 높아질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치솟은 원·달러 환율의 안정화 여부가 변수로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이 한 주간 0.08%포인트 하락하면서 국고채 3년물 등의 국내 시중금리도 0.05~0.06%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1195.50원까지 상승하면서 1200원선에 바짝 근접한 모습이다.

최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이 대결국면으로 치달으면서 중국 위안화 가치가 추락하고 더불어 원·달러 환율도 급등 중"이라며 "원·달러 환율 상승은 해외지분법 외화환산손실 또는 선물환 관련 CVA 평가손실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은행 실적에 부담스러운 요인이나, 6월말 이전에 환율이 다시 하락할 경우 관련 우려는 완전히 소멸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 CEO들이 글로벌 투자 유치를 확대하고 지분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해외 장기투자자들의 신뢰를 다지기 위해 해외 출장길에 올라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사주 매입이나 해외 IR 등 노력과 별개로 실적기대감에 힘입어 주가 상승세 전망도 나오는 만큼 금융지주들의 주가 상황은 당분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