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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금리인하 가시권…한은, 인하 시기 앞당긴다

FOMC '경기판단·문구조정·물가전망'으로 인하 시사…비둘기 연준, 한은 금리인하 촉매
'최대·최장' 벌어진 장·단기 금리도 인하 요소…"내년 초까지 두 차례 내린다" 전망도

이윤형 기자 (y_bro_@ebn.co.kr)

등록 : 2019-06-24 17:44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으로 출근하며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조정 시기도 앞당겨질 전망이다. 사상 최대 폭으로 벌어진 장단기 금리 역전폭도 또 다른 금리인하 원인으로 해석되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장은 연준이 6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2.25~2.50%로 유지하면서도 경기 판단과 성명서 문구조정은 물론, 핵심 물가전망을 하향조정한 것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들어 FOMC 성명에 줄곧 반영됐던 '인내심(patient)'이라는 단어가 삭제됐다. 연준은 '인내'라는 키워드를 앞세워 금리 인상 또는 인하에 모두 거리를 두면서 동결 기조를 유지했다. 그 대신에 '경기확장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히 대응하겠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경기 판단에도 연준의 우려가 섞이고 있다. FOMC 성명에서 그동안 '탄탄한(solid)' 상황으로 평가했던 경제활동을 다소 톤 다운된 '완만한(moderate)' 수준으로 수정됐다.

이와 관련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글로벌 성장세와 무역에서 지속적인 역류(cross-current) 흐름을 의식하고 있다"면서 "그런 역류 현상이 지표로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특히 연준은 최근 12개월을 기준으로 인플레이션과 음식,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 물가전망은 목표치인 2%를 밑돌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올해와 내년 물가 전망치를 당초 각각 1.8%와 2.0%에서 1.5%와 1.9%로 하향 조정했다. 올해와 내년 핵심 물가 전망치도 각 2.0%에서 1.8%와 1.9%로 낮춰 잡았다.

김민형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FOMC 이후 미국채 2년금리는 1.73%(-12bp)로 하락했고, 10년금리는 2.02%(-3bp)로 하락해 미국 2/10년 스프레드는 29bp로 확대됐다"며 "반면, 달러인덱스는 97p대를 크게 벗어나지는 못해 연준은 3분기 기준금리 인하 가시권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달러인덱스는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3거래일간 내리 0.53%, 0.51%, 0.40%씩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네, 스위스 프랑 등 경제 규모가 크거나 통화가치가 안정적인 6개국 통화를 기준으로 산정한 미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으로 이 수치가 하락하는 것은 연준에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목소리가 커졌다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김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의 불협화음으로 인해 연준은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으며, 채권시장에서는 향후 기준금리 인하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을 높게 반영하고 있다"며 "실제로 FOMC 하루 전까지만 해도 FF선물에 반영된 연말 기준금리 전망은 1.75~2.0% 범위에서 가장 높은 확률값(35.7%)을 보였으나, FOMC 직후에는 1.50~1.75% 범위로 가장 높은 확률값(41.4%)이 이동됐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국고채 장·단기 금리 역전폭은 사상 최대로 치솟으면서 한은의 통화정책 결정 시기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20일 1.42%를 기록, 기준금리(1.75%)보다 0.33%p 낮아졌다. 2013년 기록한 최대 역전폭(-0.31%p)보다 커졌다. 이는 2013년 기록한 최대 역전폭(-0.31%포인트)보다 큰 수준이다.

장기금리(국고 3년물)가 단기금리(기준금리)보다 낮은 것은 비정상적인 움직임으로 한은이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에 미리 반영된 영향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역전 현상은 7차례가 있었고, 한 번(2016년 7~8월)을 제외하고는 예외 없이 기준금리 인하로 이어졌다.

최근의 금리 역전은 폭도 폭이지만, 기간도 역대 최장이 될 것이 유력하다. 지난 3월27일(-0.03%포인트) 시작해 약 3개월이 됐으며, 시장 금리가 현재 수준에만 머무른다고 가정해도 한은이 두 차례 금리를 내려야 역전 현상이 해소된다.

다음 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려도 역전 현상은 5개월을 넘기는 셈이다. 이 때문에 이르면 7월, 늦어도 8월에는 한은이 금리를 한 차례 내릴 것으로 보면서 4분기 중 한 번 더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가능성까지 나온다.

기준금리 인하 의견은 금통위에서도 이미 추가로 나온 상황이다. 한국은행 5월 금통위 의사록에서는 조동철 위원 외 1인(신인석 위원 추정)의 금리인하 지지 의견이 추가로 확인됐다.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성장경로의 하방 리스크 확대와 물가의 부진을 감안할 때 기준금리 인하의 당위성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예고 후 정책을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좋겠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이에 따라 (신인석 위원 추정)이 금통위원은 다음 금통위(7월)에는 인하 의견을 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금통위가 7∼8월 기준금리를 한 차례 내리고, 4분기 또는 내년 1분기에 한 번 더 내릴 가능성이 대세를 이루는 모습도 보여진다. 다만, 한은이 금리를 두 차례 내리기에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시그널은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시기를 당기는 촉매가 되고 있지만, 금리조정 시점은 향후 주요 20개국(G20) 회담 진전 여부, 미국의 통화정책 선회 속도, 국내 경제지표 등에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