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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규제 경고에 준강남·준신축 수요 '꿈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확대 검토에 강남 재건축 매수문의 '뚝'
준강남, 준공 5~10년차 신축 매수세는 늘어

문은혜 기자 (mooneh@ebn.co.kr)

등록 : 2019-07-15 15:41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서울 아파트값 반등을 주도했던 강남 재건축 시장에 냉기가 감돌고 있다. 강남에서 시작된 상승 열기가 주변 신축급 아파트로 확산되면서 서울 아파트값은 오름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추가 규제가 기존 아파트 시세를 되레 올릴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 검토 발언 이후에도 서울 아파트값은 상승세가 이어졌다.

한국감정원이 조사한 7월 둘째주(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와 같이 0.02% 상승하며 2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강남, 서초 등을 중심으로 나타나던 상승세가 확산하면서 서울 25개 자치구 중 절반이 넘는 14곳의 아파트값이 올랐다.

강남(+0.05%)과 서초(+0.03%), 송파(+0.03%) 등 강남3구는 일부 인기 재건축 및 신축 단지 위주로 상승했고 양천구(+0.05%)는 재건축 단지 위주로, 동작구(+0.05%)는 역세권과 신축 단지 위주로 아파트값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감정원 관계자는 "추가규제에 따른 재건축 진행 불투명으로 대체로 관망세를 보였지만 일부 인기 재건축단지와 신축 매수세 영향으로 지난주의 상승폭은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부동산114, KB부동산 등 민간조사업체 결과에서도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강남권이 아닌 그 외 지역에서 상승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114 조사 결과 7월 둘째주 서울 아파트값은 △송파(0.36%) △강남(0.14%) △광진(0.13%) △강동(0.11%) △중구(0.09%) △구로(0.07%) △도봉(0.07%) △마포(0.06%) 등이 상승세를 타면서 전주 대비 0.1% 올랐다.

또 KB부동산 리브온(Liiv ON)이 발표한 주간 KB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강남3구(강남·송파·서초구)를 비롯해 강동·마포·양천·광진·금천·도봉구 등의 상승폭이 두드러지면서 서울 아파트값이 전주 대비 0.1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KB부동산 관계자는 "강남권 상승세가 지난주 강북지역으로 퍼진데 이어 이번주는 서울 전역으로 오름세가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반년 넘게 이어지던 집값이 다시 흔들리자 수요자들의 심리는 요동치고 있다.

특히 고분양가 규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 등으로 서울 내 공급이 당분간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강남을 비롯해 주변지역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추격 매수세가 붙는 분위기다.

지난해 최고가를 갈아치우던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매수문의는 최근 뚝 끊긴 상태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잠실 주공5단지, 반포 주공아파트 등 강남·송파·서초 내 재건축 대장주들은 최근 호가가 수천만원 낮아졌지만 매수자들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 이야기가 나오면서 시장이 뒤숭숭하다"며 "앞으로 상황이 불투명해 매수가 잠잠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강남을 제외한 서울 일부 지역과 하남, 분당, 과천 등 '준강남권'으로 분류되는 지역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전반적인 집값 상승을 이끌고 있다. 감정원 조사 결과 과천은 지난주 대비 0.23%, 성남 분당과 하남은 각각 0.19%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어진지 5년에서 10년 사이의 신축 혹은 신축에 가까운 아파트들의 가격 상승폭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감정원은 "서울과 강남권의 5~10년차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각각 0.05%, 0.07% 올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015년에 입주해 올해로 입주 4년차를 맞은 강남구 대치동의 래미안대치팰리스 1단지 전용 84㎡는 지난 10일 26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달 27일 25억5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2주만의 최고가다.

비강남권에서는 지난달 초 11억4000만원에 거래됐던 목동 힐스테이트 전용 84㎡ 호가가 12억원까지 올랐다. 이 단지는 지난 2016년 입주한 신축급 아파트다.

전문가들은 집값을 잡기 위한 정부의 규제가 서울 시내 공급을 틀어막으면서 새 아파트를 기다리던 잠재수요가 준공 5~10년된 신축아파트로 몰릴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기존 아파트의 추격매수가 본격화되면 또다른 집값 폭등이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분양가상한제 확대로 향후 서울 내 공급되는 신규 아파트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며 "새 아파트가 줄어드는 만큼 수요가 준공된지 5년 안팎의 새 아파트로 몰려가면서 시세가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카드를 꺼내 들면서 현장에서는 일단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우세하다"며 "중장기적으로 공급 부족에 따른 집값 상승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