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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키움증권 '솔브레인 사태'가 주는 교훈

이형선 기자 (leehy302@ebn.co.kr)

등록 : 2019-08-07 15:41

▲ ⓒEBN 금융증권부 이형선 기자.
최근 이른바 '솔브레인 사태'로 증권가가 뒤숭숭하다. 이번 사태는 키움증권 애널리스트가 코스닥 상장사인 솔브레인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담은 리포트를 발간하면서 불거졌다.

지난달 초 일본 반도체 수출 규제가 본격화된 후 키움증권은 19일 오전께 '솔브레인'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에는 "솔브레인의 주가가 일본의 수출 규제 항목인 불화수소(가스)의 국산화 기대감으로 46% 급등했지만, 해당 회사는 불화수소(액체)를 다루고 있어 이번 수출 규제 항목인 불화수소(가스)와 큰 연관성이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솔브레인이란 기업이 향후에도 일본 수출 규제에 따른 반사이익을 보기 어려울 것이란게 보고서의 골자였다. 그러면서 이 보고서를 작성한 애널리스트는 주가가 단기에 급등한 것이 부담스럽다며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다. 이후 해당 연구원은 솔브레인 측 요청에 의해 일부 내용을 추가해 수정된 보고서를 냈다.

하지만 이미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됐다. 장 개장 전 리포트가 나온 이후 언론사에서 이를 인용해 기사를 쏟아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본 수출규제 이후 반사이익 기대감으로 4만원에서 8만원 대로 두 배 가까이 뛰어올랐던 솔브레인 주가는 다시 5만원 대로 떨어지고 말았다.

솔브레인 투자자들은 키움증권의 잘못된 리포트 내용으로 주가가 급락, 투자 손실을 입었다며 키움증권을 검찰에 고소했고, 키움증권은 "리포트에 대한 해석의 차이일 뿐이며, 보고서의 내용이 잘못되진 않았다"며 투자자들의 지적을 일축했다.

이번 '솔브레인 사태'는 키움증권 뿐만 아니라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 전반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이다. '리서치센터의 낮아진 위상'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남게됐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어떻게 보면 애널리스트가 본인이 작성하는 리포트에 개인의견을 충분히 담을 수 있는 부분인데, (애널리스트를 향한) 비난이 다소 과한 측면이 있지 않나 싶다"며 "이런 비난은 해당 증권사 연구원 개인에 대한 것이라기보단,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 전체를 향한 것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며 씁쓸함을 내비쳤다.

리서치센터와 애널리스트는 10년전 까지만 해도 '증권사의 꽃'으로 불렸다. 비영업부서지만 핵심 영업부서를 보조하는 역할을 하면서 연간 수억원이 넘는 고액 연봉과 높은 인센티브를 보장받았다.

하지만 최근의 위상은 과거와 비할 바가 못된다. 리서치센터에서 발간하는 리포트가 투자 지침으로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 내부에서도 리서치센터를 실적 개선에 직접 기여하지 않는 조직으로 취급하며 리서치센터 통폐합 등 인력감축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증권사들도 무너진 리서치센터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강화된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투자자들을 위한 이색 투자 설명회를 마련하는 등의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시급한 것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솔브레인 사태'가 주는 교훈을 통해 증권사들은 투자자들을 위한 본분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돌아봐야할 때다.